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체감 경기가 뚝 떨어졌다. 중국 진출 기업 올해 1분기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시황·매출 모두 100을 밑돌았다. 전기·전자분야는 연간 경기 전망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과 제도 불확실성, 반한(反韓) 감정 고조 등으로 영업환경이 여느 때보다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은 18일 중국 진출 우리 기업 올해 1분기 전망 BSI가 시황 88, 매출 9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전망 BSI가 시황 101, 매출 125로 커지던 경기 기대가 다시 내려앉은 셈이다.
기업은 특히 제도정책(65)과 영업환경(75)이 급속도로 악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인력난·인건비 상승(21.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지난 분기 17.4%보다 4.4%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BSI는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 판단·예측·계획 변화추이를 관찰해 지수화한 지표다. 기업 경영실적·판매·비용·경영환경·애로사항 등을 조사해 0~200 사이 값으로 산출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 응답한 업체 수가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중국 진출 기업이 실제 매출 성장세와는 달리 보수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 연구위원은 “중국 진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높아지는 추세라 나쁜 경기 여건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경기 악화에 대한) 기업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 기업은 올 한 해 경기 전망은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체 매출 전망 BSI는 117로 지난해 4분기 111보다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새해에 커지는 경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기전자·섬유의류 분야 기업은 연간 전망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전기전자 연간 전망 BSI는 91, 섬유의류는 80을 기록했다. 두 분야 기업은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민 연구위원은 “전기전자 분야 기업 경기 전망은 중국 현지 업체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원래 등락이 심하다”며 “섬유의류 분야도 베트남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현황 BSI는 시황 88, 매출 102를 기록했다. 전 분기(시황 86, 매출 97)보다 상승했다. 특히 매출은 통계를 집계한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 100을 상회했다. 현지판매가 107로 4분기 만에 다시 100을 웃돌았고, 설비투자는 119로 3분기 연속 100을 넘었다. 다만 영업환경은 71로 100을 상당 폭 하회했다.
조사는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가 공동으로 지난해 11월 24일에서 12월 23일까지 217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주요 업종별 매출 현황 및 전망 BSI 자료:산업연구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