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있지만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인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수출대금 미결제 위험 가능성도 제기됐다.
무역보험공사는 17개 해외 지사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상반기 지역별 수출시장 및 대금결제위험도 전망` 조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외 지사장은 올 상반기 우리 기업 수출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요 수출국인 중국, 미국 등에서 정치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활발한 경제 성장 전망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무역정책이 변수다.
김기만 LA 지사장은 “미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로 최근 2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 낙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 이후 무역정책에 많은 불확실성이 예상되므로 선제적 대비를 위해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경래 뉴욕 지사장은 “달러화 추가 강세 전망이 우세하며, 신흥국 통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 중견기업의 적절한 환율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경기 둔화와 사드배치로 인한 외교 마찰 등이 악재로 꼽혔다.
전찬욱 베이징 지사장은 “중국은 수출과 투자 증가세 둔화, 대내외 수요부진 지속 등 하방압력으로 6%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사드배치 등 한·중 간 외교마찰이 통상문제로 비화돼 대중 수출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과 일본은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 난민유입 증가와 브렉시트 협상 본격화는 위협 요인이다.
백승택 파리 지사장은 “프랑스는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증가로 그간 침체되었던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도 실업률 하락과 정부재정적자 감소 등 긍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재연 도쿄 지사장도 “일본은 3분기 연속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금여건 개선,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도 제한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인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 수출대금 미결제 위험성은 높아졌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트럼프 당선 후의 미국발(發)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산이 원인이다.
박장희 뉴델리 지사장은 “인도는 7%대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단행된 고액권루피 화폐개혁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욱 두바이 지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는 자국 산업보호를 위한 수입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지속되는 저유가 및 이라크, 시리아의 내전 지속이 중동 산유국들의 경제발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현지에서 우리 수출 품목의 이미지는 우수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수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전찬욱 지사장은 “중국 경제성장 전략이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소비형으로 변모했다”면서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호감,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중소, 중견기업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