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업자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었다. 경기 침체와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쳤다. 청년 실업률은 9.8%를 기록,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30만명마저 무너짐으로써 7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6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전년보다 3만6000명 늘어난 101만2000명을 기록했다. 실업자 통계 방식이 현재 기준으로 바뀐 2000년 이래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 비율인 실업률은 전년보다 0.1%포인트(P) 늘어난 3.7%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0대, 50대 등에서 하락했지만 25~29세에서 상승했다.
취업자는 2623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29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있던 2009년(7만2000명 감소) 이래 7년 만의 최저치다. 취업자 증가폭은 2014년 53만3000명을 기록한 후 2015년 33만7000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30만명도 무너졌다.
실업자·실업률이 높아지고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 지속, 조선업 등 구조조정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경영이 어려워져 채용을 줄였고. 구조 조정으로 많은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렸다.
특히 제조업은 수출 부진, 구조 조정 본격화 등으로 하반기 이후 고용 부진 심화 영향으로 연간 취업자가 전년 대비 5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전년보다 3만7000명 늘어난 4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청년 실업률은 9.8%를 기록해 2014년(9.0%), 2015년(9.2%)에 이어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실업을 단지 일을 안 한다는 것으로 보면 부정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노동 시장 진입을 위한 구직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면서 “지난해 청년 고용률(42.3%)도 전년 대비 0.8%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의 `질 수준`도 악화됐다. 경기 부진에도 조기은퇴자, 구조조정 실직자 유입 등으로 자영업자는 증가(556만3000명→557만명)했다. 특히 고용원 없는 영세한 자영업자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3만9000명, 12만명 줄었지만 지난해 2만7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고용 안정성이 대체로 높은 상용직 근로자가 증가, 전체 근로자에서 상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48.5%→49.5%)됐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분기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구조조정 영향 확대, 내수 둔화 등으로 고용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일자리 예산 조기 집행, 산업별 맞춤형 고용 지원 등 `2017년 경제정책방향`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업자 및 실업률 추이(자료:통계청)>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