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3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탄핵을 둘러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국회 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시작된 셈이지만 이날 박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아 조기 종료됐다. 양측 구체적인 변론 공방은 5일 예정된 2차 변론기일에 펼쳐질 전망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3일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을 열고 국회 측이 제기한 대통령 탄핵소추사유 심리에 돌입했다.
공개변론 형식으로 열린 이 날 변론에는 박한철 헌재소장 등 9명의 헌법재판관 전원 참석했다. 탄핵심판 쟁점은 △국민주권·법치주의 위반 △대통령 권한남용 △언론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 등 총 5개 유형이다. 국회 소추위 측과 대통령 측은 이들 쟁점에 대해 본 기일이 시작되기 전부터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청와대 문건이 최순실씨에게 전달됐다는 부분을 놓고 소추위 측은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 측은 `키친 캐비닛(비공식 자문위원)`으로 간주하며 지인의 의견을 듣는 일은 사회 통념상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소추위 측은 검찰 조사결과를 빌어 박 대통령이 최씨 등과 공동정범 행위가 인정된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 측은 대기업이 재단 설립 취지에 공감해 자진해서 돈을 낸 것으로 맞섰다.
다만 이날 박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아 대통령과 국회 측의 치열한 변론 공방은 벌어지지 않고 눈치전으로만 마무리했다. 헌재는 이날 대심판정에서의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오는 2월까지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총 10여 차례에 걸쳐 심판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늦어도 3월 중순 내 박 대통령에 대한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차 변론기일에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을 증인으로 불러 박 대통령의 권한남용 관련 쟁점 등을 신문한다.
10일로 예정된 3차 변론기일에는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소환, 헌법상 국민주권주의의 훼손 여부 등을 심리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