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새해 `800만`과 `12%`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연초 가입자 700만 돌파가 확실한 가운데 연내 800만 고지까지 점령, 이동통신 시장 12%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롱텀에벌루션(LTE)이라는 새 엔진을 장착하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이어 명실공히 `제4 이동통신`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 전파사용료 추가 면제 등이 과제다.
◇LTE 새 엔진 장착…연초 700만 돌파
알뜰폰은 지난해 정부 지원정책 발표 후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도매대가 인하 효과가 컸다.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려오는 대가(도매대가)가 내리자 데이터를 싼값에 제공할 수 있었다. `반값 유심요금제`가 4분기 이후 대거 등장한 배경이다. 새해에는 파격 요금제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CJ헬로비전은 2일부터 이통사보다 할인율을 갑절 높인 선택약정을 제공한다. 매달 요금의 40%를 할인해준다.
알뜰폰 가입자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690만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늦어도 2월 안에는 700만 돌파가 유력하다. 업계는 내심 연내 800만 달성을 바란다. 매년 100만 안팎이 늘고 있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자연스레 이동통신 시장점유율도 현 11%에서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관계자는 “LTE 시대를 연 알뜰폰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효도폰으로 불리던 알뜰폰을 사용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이통사 견제 극복 과제도
알뜰폰이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극복`이 과제다. 알뜰폰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알더라도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영세업체가 난립하던 도입기에 서비스 품질이 낮았던 게 발목을 잡고 있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이통사와 통신 품질이 동일하다`는 등의 브랜드 광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을 중심으로 알뜰폰 브랜드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통사의 `보이지 않는 견제`도 극복 대상이다.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어 제4이통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통사 견제가 시작됐다는 게 알뜰폰 시각이다. 요금 설계를 간섭하는 게 대표 사례다. 방법이 은밀해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년째 도입을 추진하는 `데이터 사전구매제`도 이통사 결사반대로 미뤄지고 있다. 데이터 대량구매가 가능해 요금을 더욱 낮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전파사용료 면제 기한이 9월 만료되는 점도 부담”이라면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큰 알뜰폰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알뜰폰 가입자 추이>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