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적 신호로 유리 색깔을 바꾸는 기술이 상용화를 앞뒀다.
립하이(대표 김병동)는 진공 박막증착기술을 활용한 전기변색 유리를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발에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한 해 2조원 넘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은 유리에 얇은 막을 입힌 후 전기신호를 가하면 전자이온이 활동하면서 유리색깔과 빛 투과율을 바꾸는 것이다. 전원이 꺼져도 이온이 활동해 색을 유지한다. 박막증착기술은 액정디스플레이(LCD)나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기술이다. 이를 자동차용 변색 유리 개발에 적용했다.
물론 기존에 전기신호로 유리 색깔을 바꾸는 기술이 있다. 미국 업체 젠텍스가 개발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룸미러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다.
박상현 립하이 부대표는 “기존 기술은 유리 두장 사이에 액체형 변색제를 넣어 색깔을 바꿨다”며 “립하이는 유리 한 장에 반도체 박막 기술로 고체산화물을 증착해 전기신호를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이 열이나 온도 등 환경에 취약한 것 대비 고체산화물로 이뤄져 온도에 민감하지 않고 유리 한 장을 사용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필름 형태로 제작해 곡면유리에도 적용 가능하고 디자인을 다양화할 수 있다. 제조원가는 5분의 1로 낮출 수 있다.
박 부대표는 “2조원대에 이르는 자동차용 룸미러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화학연구원이 개발한 대면적 상용화가 가능한 불소계 코팅 소재·공정 기술을 이전받았다. 코팅용으로 많이 쓰이는 `불소계 고분자 박막`을 대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 불소계 고분자는 불소와 탄소가 무한 반복되는 구조를 가진 소재로 발수성과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다. 기존에는 습식용액 코팅기술을 썼지만 수명이 짧고 기능이 단순했다.
립하이는 지난 2월 설립과 동시에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올해 3월에는 경기도에서 진행한 업(up)창조오션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박 부대표는 “화학연 코팅 기술을 활용하면 보호층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이를 활용해 내년 상반기에는 상용화된 제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