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게임엔진 대명사 `언리얼`은 올해 한국에서 50배(2014년 사용자 기준) 가까이 성장했다. 2015년 3월 무료 이후 언리얼 엔진을 쓰는 개발자가 크게 늘었다. 게임엔진은 컴퓨터그래픽(CG), 모션 구현을 돕는 개발 툴이다.
개발자나 회사는 언리얼로 만든 상품의 분기 매출이 3000달러를 넘지 않으면 로열티를 낼 필요가 없다. 가상현실(VR) 게임은 분기 매출 500만달러까지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
박성철 에픽게임스코리아 대표는 26일 “인디 게임 개발자나 교육기관, 중소업체에서 언리얼을 자유롭게 쓰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언리얼 엔진을 공급하는 에픽게임스는 올해 한국에서만 9회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해 대구와 부산 개최에 이어 대전, 광주, 전주까지 지역을 넓혔다. 언리얼을 이해하기 위해 기술 세미나를 열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박 대표는 “언리얼을 안 쓸 이유가 없도록 만들자는 목표가 통했다”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가 언리얼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 사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6개월마다 모바일 하드웨어(HW)의 성능이 올라간다”면서 “사람들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급 엔진을 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에픽게임스는 새해 한국에서 VR, 애니메이션, 게임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한다. 언리얼 개발 툴은 TV용 애니메이션을 실시간으로 만드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게임이 아닌 콘텐츠는 매출과 상관없이 아예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이 같은 정책으로 논(Non)게임 분야에까지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VR는 실사 수준 경험을 대중에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VR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프로젝트M`을 대표로 들 수 있다.
게임은 실제 인간 모델을 언리얼을 통해 CG 캐릭터로 만들었다. 사실감이 넘친다. 박 대표는 “VR는 높은 그래픽 퀄리티가 핵심”이라면서 “개발자들이 언리얼을 쓰는데 기술·사업의 한계를 느끼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에픽게임즈가 개발하는 온라인게임 `파라곤`도 한국에 정식 서비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담 직원을 채용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국내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