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국내 출하량 마지노선인 200만대가 무너졌다. 스마트기기 활용이 늘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종이 프린팅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5일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예상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교, 약 17%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는 104만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87만대로 17만대나 줄었다.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예상 출하량도 지난해 107만대에서 약 8.4% 줄어든 98만대로 추정됐다.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시장 전체 출하량은 200만대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이후 매년 프린터 시장은 1% 안팎에서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지난 2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잉크젯과 레이저 시장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레이저 시장에 선두를 내준 잉크젯 시장은 지난해 3만대에서 올해 9만대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잉크젯 시장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등 국내 경제 상황 악화로 2014년과 비교, 13% 역성장했다.
IDC 관계자는 “잉크젯 시장에서는 무한잉크라고 불리는 하이일드 시장을 제외하고 시장 전반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도 전체 잉크젯 시장은 소폭 하락을 이어 갈 것”이라면서 “특히 PC 구매 때 지급하는 증정용과 일반 소비자용 등 저가 잉크젯 프린터 구매가 빠르게 감소,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잉크젯의 역성장은 휴렛팩커드(HP) 프린터가 새로운 제품 출하를 중단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분할, HP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HP는 앞으로 삼성의 브랜드 영향력을 고려, HP 브랜드가 아닌 삼성 브랜드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HP는 삼성 브랜드 사용을 위해 현재 재고 소진에만 주력, 전체 출하량이 줄었다.
업계는 프린터·복합기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태블릿PC,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으로 디스플레이의 종이 인쇄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교육부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수업에 디지털교과서를 순차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화되면서 기업, 학교 등에서의 종이 수요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면서 “최근 경기 침체로 기업의 신규 구매 감소와 렌털 수요의 중고품 선호 증가로 급격한 시장 감소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