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미세먼지와 스모그가 심해져서 맑은 하늘 보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중국이 빠르게 산업화되면서 발생한 매연 등 스모그가 황사와 함께 한반도로 넘어오고 있고, 서해안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주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기 질이 악화되면서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발전 등 청정에너지 기술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산업화 이후 에너지 소비가 빠르게 증가했고,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급증한 에너지 소비를 감당하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됐다. 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도 급증, 이를 줄이는 것이 세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개최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은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 지구의 평균 온도가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화석연료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37% 감축을 목표로 제시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국제 협약에서 제시한 수준을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좀 더 과감한 에너지 수요 절감 정책과 더불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청정에너지 비중을 대폭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태양광발전 같은 청정에너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아직도 화석연료와 원자력발전에 비해 비싸서 경제성에서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다. 10년 전만 해도 태양광발전은 가격이 상당히 높아서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세계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1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현재까지 세계 태양광발전 누적 용량은 약 250GW(기가와트) 이상으로, 연간 약 60GW 이상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무어의 법칙과 비슷하게 태양광 분야에서는 스완슨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세계의 태양광 모듈 설치 양이 두 배가 될 때마다 가격이 20%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태양광 발전의 가격 하락 속도는 매 10년 절반으로 떨어지고 있다. 즉 1년에 평균 10%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최근 태양광 발전은 W당 1.3달러 수준까지 도달했다. 태양광발전 관련 소재와 장비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태양전지 생산량이 늘수록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2020년 태양광발전 단가는 석탄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기요금이 낮아서 태양광발전이 비싼 편이다. 그러나 독일과 미국 일부 지역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더 경제성이 있을 정도로 이미 그리드 패리티(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원료 발전 단가와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태양광발전에 대해 기후 조건이 우리나라보다 좋지 않은 독일의 경우 이미 태양광 발전은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한 반면에 전기요금은 지속 인상, 전력회사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가정 자체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것이 경제에 이익이 되는 단계에 왔다. 자가 소비 후 남는 전력을 거래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생산자인 producer와 소비자인 consumer의 합성어)`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은 연관 산업 파급 효과와 고용 효과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설치 단계까지 다양한 기업이 성장했다. MW(메가와트)당 고용은 전통 화력이 0.3명에 불과한 데 비해 풍력 3.6명, 태양광 27.3명으로 태양광 산업 고용 효과는 월등히 크다. 대형 발전소에서 수요처까지 송전해야 하는 화력·원자력 등과 달리 수요가 있는 곳에 분산 발전이 가능, 사회 수용성도 높다.
태양광 산업은 기후변화 대응 청정에너지로서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시장 성장성과 고용 효과 등 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태양광 분야는 중국 업체가 정부의 금융 지원과 큰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개발 역량을 다졌다. 태양광발전의 각 가치사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세계 1위를 한 기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효과 높은 정책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태양광산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미국, 유럽 등이 중국 태양광 기업을 견제하고 있는 지금은 우리에게 기회다. 태양광 산업이 침체된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창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chlee7@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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