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3D 낸드플래시 투자 열풍… 공급량 늘지만 수요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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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에서는 공급 확대 억제 전략이 펼쳐지고 있는 반면에 낸드플래시엔 투자가 몰리고 있다. 공급 확대보다 수요 증가세가 높은 것이 투자를 부추겼다.

연간 D램 비트그로스는 20%대에 머물러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40%대를 상회한다. 비트그로스는 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공급 증가량을 말한다. 공급 증가량이 D램의 두 배인 데도 값이 오르는 것이 최근 현상이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낸드플래시인 64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제품 가격이 지난 6월부터 계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의 일등 공신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적용 확대다. SSD는 일반 PC와 더불어 기업용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삼성, SK 등 낸드업계 투자 확대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물량 확대를 위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새해에 평택 신공장을 가동하고 후발사와 기술, 점유율 부문 모두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17라인 2단계 투자도 D램이 아닌 3D 낸드플래시로 결정했다.

미국 마이크론, 일본 도시바, SK하이닉스도 3D 낸드플래시 증설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천 M14 신공장의 2층을 3D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으로 꾸밀 예정이다.

주요 업체가 낸드플래시 투자에 앞장서는 이유는 수요 성장세가 견조하기 때문이다. 특히 SSD, 그 가운데에서도 기업용 시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공급을 늘려도 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여기서 나왔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서버 등에 탑재되는 기업용 SSD 매출은 2014년부터 매년 30~40%의 고공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SSD 최대 수요처가 슬림형 노트북에서 엔터프라이즈 서버로 넘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IHS는 2017년 전체 SSD 수요에서 엔터프라이즈 서버 분야가 42% 비중을 차지, 슬림형 노트북(37%)을 누르고 최대 수요처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자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메모리 시장에 다시금 뛰어들었다. 인텔은 최근 중국 다롄에 위치한 노후 공장을 플래시 메모리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14일 “낸드플래시는 3D 적층 기술이 상용화돼 용량당 가격을 낮추는 것이 D램보다 훨씬 수월해졌다”면서 “앞으로는 D램보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투자나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SD 시장 뚫기 위한 M&A, 협력 연이어

HDD 시장 강자인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하고 씨게이트가 SK하이닉스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도 이 시장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한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 업계 2위 도시바와 공동으로 공장을 운용했다. 이에 따라서 웨스턴디지털이 관련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면 도시바의 칩 출하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씨게이트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기업용 SSD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씨게이트는 웨스턴디지털과 오랜 기간 경쟁해 온 HDD 스토리지 분야 2위 업체다. 합작사 설립으로 확실한 거래처를 확보한 SK하이닉스는 3D 낸드플래시 신공장 증설에 따르는 부담을 크게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협력 없이 직접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SSD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은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분야에만 수백명의 엔지니어가 달라붙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SSD 등 `솔루션 기반` 제품군이 대부분이어서 협력 또는 컨트롤러 업체 인수합병(M&A)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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