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율주행차 사업을 본격화한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비밀 연구 프로젝트팀 구글X에 속해 있던 자율주행차 부문을 `웨이모(Waymo)`라는 독립회사로 분사했다. 구글 자율주행차가 연구 단계를 벗어나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가 구글X를 졸업하고 `웨이모(Waymo)`라는 이름으로 독립회사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모란 이름은 `모빌리티 분야 새 길을 낸다(a new way forward in mobility)`라는 의미를 담았다.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는 구글의 비밀연구실이라고 불리는 `X`에 속해 있었다. 이 연구실은 자율주행차는 물론 드론, 구글 글라스 등 미래형 신사업을 연구하는 곳이다.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을 연구조직에서 떼어내는 것은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차를 상업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웨이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수년 동안 자율주행차 부분 연구 프로젝트를 이끈 존 크래프칙이 맡는다. 크래프칙은 현대자동차 북미지역 사장으로 재직하다 구글로 이직한 인물이다.
존 크래프칙은 “우리의 기술이 성숙했다는 신호”라며 “우리의 자율주행 기술이 모든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율 주행 기술이 수많은 다른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카셰어링과 대중교통, 화물운송, 물류는 물론 개인 차량과 자동차 업체에 기술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200만마일 시험 주행을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파벳이 자율차를 독립 사업체로 분리한 것은 이제 연구단계에서 벗어나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다는 의미”라면서 “곧 돈을 버는 사업체의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신러닝의 개발이 급진전하면서 자율주행차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망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GM과 포드, BMW, 도요타 등 기존 자동차 메이커 뿐 아니라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업체 등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자율차 부문 경쟁에 가세했다.
웨이모는 자동차 생산은 제조사에 맡기고 소프트웨어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구글 자율주행기술이 구글 검색이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처럼 서드파티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구글은 현재 22대의 렉서스 RX450h SUV 자율주행차 개조모델과 33대의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 포함 총 55대의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구글이 선보인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에는 핸들과 백미러, 가속 페달이 없다. 이 프로토타입에는 보쉬와 LG 등의 부품이 포함돼있다. 지난 5월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제휴를 맺고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미니밴 `퍼시피카` 100대를 시험운행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온라인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번 분사로 웨이모는 비즈니스 성과와 업무진행에 감사가 완화될 것”이라며 “파트너십과 판매, 라이선스 모델 등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구글은 지난해 10월 동반자 없는 시각장애인의 단독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에 성공했다고 이날 뒤늦게 밝혔다. 시각장애인 스티브 메이헌씨는 당시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구글의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쳤다.
2009년 자율주행차 개발 착수. 프리우스 자율주행차 100마일 시험 주행 성공
2012년 렉서스 RX450h 자율주행 차량 추가. 고속도로 시험주행. 시내 시범 주행
2014년 운전대없는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 발표
2015년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 공공도로 주행 성공
2016년 자율주행차 누적주행거리 200만마일 돌파. 자율주행부문 웨이모로 분사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