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中企 기술혁신개발사업 우수사례]<1>씨텍

중소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은 기술이다. 뿌리가 깊고 탄탄한 기술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 개발 사업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금이다. 창업기업에서 혁신형 기업, 중견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기업 성장의 단계별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우수 성과 사례를 4회에 걸쳐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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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텍의 연구원이 위조지폐 감별기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씨텍(대표 박원상)은 위조지폐 감별기 전문 기업이다. 1996년 창업 당시 자동차 관련 사업으로 창업의 문을 연 후 현재는 위조지폐 감별기 분야에서 성과를 톡톡히 올리고 있다.

“인쇄 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비약 발전으로 위조지폐는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위조지폐 범람은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 이슈로 대두됩니다.”

김성찬 부사장은 “위조지폐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막대한 경제 손실을 감수하면서 위조 방지 요소를 강화한 신권을 발행하거나 위조지폐 감별기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위조지폐기 감별기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매년 30%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정밀 감별기 개발은 소비자 피해를 줄일 뿐만 아니라 신권 발생 시기를 늦추기 때문에 경제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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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상 씨텍 대표

씨텍은 지난 2002년 처음으로 중소기업청의 기술 혁신 개발 사업 문을 두드린 후 2013년까지 총 네 번에 걸쳐 사업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은 높아지고 매출 성장도 이뤄 냈다.

김 부사장은 “25년 전 지폐 계수기를 개발할 당시만 하더라도 혁신 우수 제품으로 평가받았다”면서 “그러나 시장이 변하고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더욱 혁신된 기기가 필요하다고 판단, 기술 혁신 개발 사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위조지폐 감별 및 지폐 개수기 개발 기업마다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사가 생겨나면서 단가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 치킨게임 양상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가격이 아닌 기술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개발과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중기청 기술 혁신 개발 사업이 회사에는 더욱 절실했다”고 회상했다.

씨텍은 기술 혁신 개발 사업에서 고속 정보 용지 이미지 스캔 기능의 지폐 판독기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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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텍 직원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위조지폐 감별은 물론 수표, 상품권, 쿠폰 등 다양한 위·변조 유가 증권의 재유통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기다.

이미지와 각종 센서를 이용한 권종 판별 기술, 위·변조 감별 기술,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켰다. 또 지폐 일련번호, 바코드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전송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다양한 국가의 위조지폐를 모두 감식할 수 있도록 지폐 전 영역을 검사할 수 있는 센서를 배치하고 정밀 측정을 위한 노이즈 저감 기술도 채택했다.

그 결과 분당 1500장의 위조지폐를 판별하고, 분당 700장의 이미지 스캔과 전송도 가능한 지폐 판독기를 탄생시켰다. 지폐보다 위조 방지 기술 수준이 낮은 상품권 및 쿠폰 등 위·변조 여부도 판별할 수 있다. 오염, 낙서, 테이프로 수선된 지폐까지도 훼손도 인식 기능으로 검출할 수 있다. 동종 기기 가운데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김 부사장은 “기술 개발 이후에도 어려움은 남아 있었다”면서 “국가마다 인증을 받아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데 국가별로 다른 인증을 통과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씨텍의 위조지폐 감별기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기술 혁신 개발 사업으로 회사 매출도 1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모리타니, 부르키나파소, 차드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국가에도 납품하기 시작했다. 국가마다 위조지폐 인식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현재까지 축적한 기술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보안이 철저해서 어려운 시장이지만 변화하는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회사 인지도는 높아졌다. 현재 제품 수출 국가만 100개국이 넘는다.

씨텍은 SW 업그레이드를 지속하는 한편 각국에서 접수되는 위조지폐 접수 건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100곳이 넘는 수출국에서 하루 한 건만 들어와도 위조지폐 접수 건은 100건을 훌쩍 뛰어넘지만 씨텍은 접수 처리 후 늦어도 이틀 안에 모두 처리해 낸다.

원격으로 해결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엔지니어를 현지로 직접 파견, 해결한다. 회사 매출도 고공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 300억원에 이어 2013년 380억원 매출을 올린 씨텍은 올해 400억원 이상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더욱 정밀한 감별 장비를 개발, 소형 및 대형 감별기 시장 전체에 모두 진입할 계획”이라면서 “2020년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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