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바이오 `데이터`가 자산..빅데이터 전문가 양성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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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산업을 이끌 데이터 전문가 양성이 본격화된다. 대학과 병원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이 개설돼 헬스케어 데이터 `금맥` 캐기를 시도한다.

12일 대학과 병원에 따르면 서울대의대, 서울아산병원, 건국대, 한국바이오협회 등은 바이오분야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코딩, 알고리즘 개발부터 고급 분석과정까지 교육 프로그램을 다변화한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기본적인 개인 신체, 운동량 데이터부터 임상정보, 유전체 데이터, 미생물 정보까지 헬스케어 분야를 포괄한다. 현대의학이라고 불리는 정밀의료 구현은 물론 새로운 물질 발견, 치료법 개발 등 활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병원은 의료정보학과, 의생명정보학과를 중심으로 제한된 연구를 진행한다. 대학교는 대학원 교육 과정에 생물정보학이 일부 개설됐다.

바이오 빅데이터 중요성이 강조되며 병원과 대학에서는 전문 교육과정이 개설되거나 확대 운영한다. 서울대의대는 내년부터 기존 의료정보학과를 `정보의학과`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현재 정원인 6명을 배 이상 확대하고, 교육 과정도 빅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박사급 인력뿐만 아니라 전공의도 교육과정에 참여시킨다.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과 정원은 논의 중이다.

김주한 서울대의대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내년부터는 정보의학과로 확대 개편해 박사급 인력은 물론 의사까지 교육과정에 참여해 체계적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의료정보학과에서 제한적으로 운영하던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을 고도화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도 기존 의생명정보학과를 의생명정보학교실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울산대의대 등 대학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의료정보학 교육과정을 다변화하는 것도 논의한다. 연구개발(R&D), 진료, 사업화 등 전 과정에 빅데이터 전문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따른 선제 대응이다. 특히 올해 초 개소한 빅데이터센터에 전문 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크다.

이재호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정보학과 교수는 “올해 초 개소한 빅데이터센터가 내년 정식 조직으로 편입돼 운영을 시작하면서 빅데이터 전문가 수요가 는다”면서 “학과를 교실로 확대 운영하고, 대학·대학원 빅데이터 교육과정을 심도 있게 재편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는 학부 교육과정부터 바이오 빅데이터 전공과정을 만든다. 충주에 위치한 글로벌 캠퍼스는 의생명화학화, 생명공학과, 문헌정보학과, 의학공학부가 참여한 창의융합전공을 신설하고, 바이오 헬스 빅데이터 인재 양성을 시도한다. 기본적인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분석 실무까지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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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 유전체 분석 전문가 교육과정 모습

한국바이오협회는 작년부터 매년 40여명씩 유전체 분석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현재 100여명이 수료했다. 8주간 이뤄지는 교육은 리눅스 프로그래밍 언어, 생물정보학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GS 실무 등 5개 과정으로 운영된다. 유전체 관련 직종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과 기업 재직자가 주로 참가한다.

병원과 대학에서 바이오 빅데이터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산업지형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신산업, 융합산업 태동은 전통 바이오산업도 `데이터` 기반 첨단산업으로 변화가 요구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개인 신체, 운동 데이터가 실시간 쏟아진다. NGS 등 기술 발달로 베일에 싸인 유전체 분석이 가능해지며, 데이터 활용 폭이 확대됐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 역시 빅데이터가 근간이다. 데이터 접근성, 분석 역량이 산업 주도권 확보를 결정한다.

국내 바이오 분야 빅데이터 전문가는 50여명이 채 안 된다. 대학과 병원, 일부 대학원에서 관련 학과를 운영하지만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 과정은 손에 꼽는다. 박사급 인력을 포함해 최대 1만명 이상 전문가가 있어야 미래 바이오산업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준호 건국대 의생명화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바이오는 데이터에서 새로운 가치를 얻는 게 핵심”이라며 “바이오 빅데이터는 데이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외에 의료 등 전문분야 지식이 필요한 만큼 국가차원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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