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만 해도 서울 근교 골프장 주말 예약은 하늘에 별따기였다. 법이 시행돼도 주말은 여전히 자리가 없다. 겨우 비집고 들어가도 늘어선 팀들로 여유롭게 골프를 즐기기 어렵다. 앞 팀이 늦어지면 기다리고, 뒤에 따라오는 팀이 바싹 붙으면 초초해진다. 골프장 운영팀 직원이 무전기를 두 개씩 들고 다니며 캐디를 재촉하는 모습이 익숙하다.
티웨이(대표 김영래)는 무전기 하나로 통신은 물론 팀별 위치 파악, 관제까지 해결했다. 주인공은 `GPS-미니`다.
GPS-미니는 캐디끼리 사용하는 무전기와 관제실 통신용 무전기를 합쳤다. 대신 통화할 때 누르는 버튼(PTT)이 두 개다. 하나는 일정 거리 내 그룹이 쓰고 다른 하나는 경기과와 연결한다. 업무용 무전기는 중계기를 설치, 이용한다. 음영지역이 없다. 기존 캐디가 팀 간 거리 조절을 위해 들고 다니는 소형 무전기는 음질이 떨어지고, 관제실 통신용 무전기는 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PS-미니는 무전기 두 개를 하나에 담았지만 크기는 한 손에 들어올 만큼 작다. 무전기 상부에 GPS까지 탑재해 캐디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캐디들이 무전기만 갖고 있으면 몇 번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 가능하다. 규모가 큰 레이크 사이드 CC의 경우 54홀도 한 화면에서 보여준다. 팀별 간격이 좁으면 특정 캐디에게만 경기 속도를 지시할 수 있다. 다른 캐디는 못 듣게 특정 캐디에게만 무전을 보낸다. 데이터 통신을 안 쓰니 월 사용료 부담도 없다.
티웨이는 GPS-미니를 이용해 관제시스템 구축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사용자 수대로 무전기만 구입하고 기존 서버에 티웨이에서 제공하는 관제시스템을 설치하면 된다. 골프장 18홀 기준 무전기 60대와 관제시스템 SW, 음성 중계기, 서버, 모니터, 외부 안테나 설치비를 더해 2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는 골프장 내 팀 위치를 파악하려고 카트에 모니터와 GPS를 달았지만 구축 비용이 2억원을 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영래 티웨이 대표는 “GPS-미니는 무전기 하나로 골프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저렴하고 간편해 국내 60여개 주요 골프장에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