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문 팹리스 반도체 업체 넥셀이 삼성전자에 AP를 공급한다. 이 제품은 삼성의 사물인터넷(IoT) 개발 플랫폼 `아틱` 일부 시리즈에 탑재된다. 넥셀은 삼성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팹리스다. 양사는 오랜 기간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 예를 들어 넥셀이 설계한 저가 AP는 양사 합의 하에 삼성 엑시노스3 브랜드로 유통되기도 했다. 아틱 판매량이 증가하면 넥셀 실적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새롭게 출시한 IoT 플랫폼 아틱5(모델명 530)와 아틱7(모델명 710)에 넥셀이 설계한 2종의 AP이 각각 탑재된다. 각각 제품은 ARM 코어텍스 A9 기반 쿼드코어 제품과 64비트 코어텍스 53 코어 8개를 탑재한 옥타코어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삼성전자 28나노 공장에서 생산된다. 넥셀은 차기 제품 (NXP5540) 엔 독자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코어가 AP에 내장돼 있다. 이전 제품에서 해외 유력 업체 GPU 대비 성능이 좋다고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넥셀은 해당 AP와 연동되는 전력관리IC(PMIC)도 삼성에 공급하고 있다.
넥셀은 내년 한국 본사 지역의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30% 이상 성장한 130억원가량으로 잡았다. 온용호 넥셀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는 “내년 전체 매출액 20~30%가 사물인터넷(IoT) 모듈용 AP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독자 AP로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파인디지털, 팅크웨어,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 공급 계약을 맺었고 일부는 현재 출하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연간 100만대 수준이다. 이 시장에서 세 업체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국내 주요 내비게이션 업체 모두 넥셀 AP를 공급받는다는 의미다. 넥셀의 신형 AP는 HD DMB 기술을 지원한다. HD DMB 수신제한시스템(CAS)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캡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넥셀은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 등 해외 공략 비중을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연말 쿼드코어 AP에 대해 차량 안전규격인 AEC-Q100 인증을 획득할 예정이다. 전장 수준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애프터마켓 고객사 요구에 따른 것이다.
강태원 넥셀 사장은 “사물인터넷(IoT) 모듈과 내비게이션 등 스마트폰을 제외한 AP 시장을 적극 공략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P 설계 사업은 대규모 R&D 투자가 병행돼 중소 팹리스가 뛰어들기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되지만 넥셀은 GPU 등 핵심 코어 기술을 보유 중인데다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장래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넥셀은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미국 리프포그에 에듀테인먼트 단말기용 AP를 공급해왔다. 강 사장을 포함한 주요 인력은 삼성전자와 국내 팹리스 업계에 근무했던 엔지니어들이 주축이다. 지난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 `스타 팹리스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