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결혼, 진로 등 인생의 중대사를 한 번쯤 돌이켜보는 순간이 있다. `내가 첫사랑과 결혼했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면`.
순간의 선택으로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케이블TV사업자에게도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모바일이 없는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케이블TV는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과 케이블TV 인터넷 상품을 묶은 동등결합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케이블TV도 모바일이라는 결합상품이 생기는 큰 변화가 일어난다.
케이블TV는 모바일 없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주장 끝에 동등결합 추진에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타 사업자들이 끼어들면서 이런 저런 주장에 휩쓸려 흔들리고 있다. 동등결합 이후 가입자 정보가 SK텔레콤에 넘어가게 되면 장기 차원으로 가입자를 뺏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된 이유다. 동등결합을 해봤자 되겠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묻고 싶다. 동등결합을 하지 않으면 대안은 있는지. 결합상품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소비자 이용후생을 생각하면 실행이 어렵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또한 결합상품 금지는 힘들다고 공개석상에서 밝혔다.
세상에 완벽한 선택은 없다. 첫사랑과 결혼하지 않은 것은 분명 당시에 현명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케이블TV도 아쉬움이 다소 남겠지만 최악과 차악이 있다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부가 모바일 없는 구조의 한계를 동등결합으로 열어준 만큼 이제는 개선 방안을 고민할 때다. SK텔레콤과의 동등결합 상품이 출시되면 견제를 막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도 이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케이블TV가 오히려 IPTV 3사라는 꽃놀이패를 쥘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또 가입자 정보가 넘어가는 것은 계약서와 미래부의 가이드라인으로 방지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상황을 호전시키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차악은 최고 조건으로 변모할 수 있다. 좌고우면보다는 동등결합 상품의 시장 안착에 성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