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함께 조성하는 세계 최대 기술펀드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마련했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국 런던은 매력적인 기술허브라는 방증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1000억달러를 조성할 계획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런던 서부지역 버킹검 왕궁 근처에 사무실을 개소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10명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원을 더 충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비전펀드가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이 있지만 영국 런던이 펀드운용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너선 블록 소프트뱅크인터내셔널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앨록 사마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가 비전펀드 고문으로 임명됐다. 라지브 미스라 소프트뱅크 전략금융부문장이 펀드 운영을 총괄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0월 사우디 국부펀드와 1000억달러 규모 조성계획을 밝혔다. 이 펀드는 5년 동안 소프트뱅크로부터 250억달러를 투자받는다. 사우디 국부펀드도 같은 기간 내 450억 달러를 투입기로 했다.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200억달러를 테크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벤처 스타트업 기업이 투자받는 총액의 약 4분의 1 규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비전펀드가 미국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전펀드가 런던에 사무실을 낸 것은 런던이 유럽 내 스타트업 산실이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 유럽에서 탄생한 몸값 10억달러 이상의 정보기술(IT) 유니콘 47개 중 18개가 영국 태생이었다.
브렉시트 우려가 크지만 여전히 글로벌 IT기업의 영국 투자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은 런던에 신사옥 건설과 채용인력 확대를 발표하는 등 브렉시트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영국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