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첫 주말, 광장 민심 열기는 여전했다. 제2라운드 형국이다. 사태 진상 규명 촉구와 함께 탄핵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이 다시 광장에 모였다.
이제 대통령 탄핵에 남은 절차는 헌법재판소 판결뿐이다. 234표 찬성 결과지를 헌재로 넘겼지만 국회 할 일은 더 많아졌다. 헌재 탄핵 심판과 별개로 이번 주 국정조사와 특검이 동시 이뤄진다. 탄핵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만큼 국조와 특검 조사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조특위는 지난주 청문회에서 최순실 사태 실상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주에는 3·4차 청문회를 이어가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행적` 등 박 대통령과 직접 연관된 의혹을 다룬다. 13일 3차 청문회에는 신보라 전 대통령 의무실 간호장교,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 등 세월호 사고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관핸 진술할 증인이 참석한다.
4차 청문회에는 최순실씨 전 남편으로 2014년 비선실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정윤회 전 보좌관이 출석한다. 미르·K스포츠재단 전직 직원도 출석할 예정이어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조특위는 16일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을 현장 방문한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알려진 정송주 미용실 원장이 참석한다.
특검은 인력 구성을 완비하고 이번 주부터 수사에 돌입한다.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 방침대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배제된 만큼 대면조사를 요구하는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과 헌재 심판이 병행 출발하면서 친박계 국조 위원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 살리기 심문과 `구치소 청문회` 주장까지 들고 나온 야권 국조 위원 간 신경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역사와 정치에는 끝이 없다. 압도적 탄핵안 가결로 야당이 승리했다고 자만하는 순간 국민 시선이 더 따가워질 것이다. 여당도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상황을 극복한다면 기회를 다시 잡을 수도 있다.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 요구에 쏠린 눈을 의식,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현 정권에 대한 최종 심판은 어떤 결과로 나올지 모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역사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가 제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