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원에 근접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시중은행 연간 순익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증권업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은행이 주도해온 국내 금융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 지난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97% 급증한 2조368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88% 늘어난 1조9711억원에 달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이 수치는 NH농협은행이 3분기 '운영의 공개' 보고서에서 제시한 연간 당기순이익 목표치(1조8350억원)를 약 1400억원 웃도는 수준이다.
지주사 추정치지만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7000억원에 근접해 연간 2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실적 흐름은 누적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3분기 기준 농협은행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65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047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누적 순이익은 1조6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늘어 농협은행을 앞질렀다. 농협은행이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하더라도, 연간 기준에서 한국투자증권과 엇비슷한 수준이거나 따라잡힐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증권사 연간 순이익이 주요 시중 은행을 넘어서는 사례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대규모 구조조정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이례적이다. 자본시장 확대로 증권업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국내 금융 생태계에서 증권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간 경쟁 구도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며 거래 수수료가 늘고, 자산관리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연금 자산 유입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대형 증권사들이 이익 규모에서 주요 은행과의 격차를 얼마나 더 좁힐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선정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1조 클럽'에 합류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3076억원, 키움증권은 1조1251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미래에셋증권 41.3%, 키움증권 34.8%다. 삼성증권은 당기순이익 99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안팎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37% 증가한 9396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