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차량 호출(카헤일링) 서비스 업계가 다음 격전지로 `차 안`을 지목했다. 단순히 자동차를 부르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승차 서비스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회사별로 독특한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우버(Uber)는 SW 기법을 택했다. 개선된 승객용 앱을 선보였다. 앱은 승객이 차에 탔을 때 가상 비서(Concierge) 역할을 한다. 자매 앱인 `우버 잇츠`와 통합돼 도착 장소·시간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을 표시한다. 옐프(Yelp) 앱과 연동으로 식당의 평점과 리뷰를 자동 노출한다.
경쟁사보다 비용, 접근성 면에서 효율적인 전략이다. 앱을 간단히 개조한 채 별도의 HW 추가 없이 이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앱은 우버 승객의 필수품이다.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플랫폼에서 기능을 개선했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빠르다.
올라(Ola)는 인도에서 우버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기업이다. 현지 사정에 맞춘 HW·SW 서비스를 도입했다. 퀄컴과 협업으로 차량 운용체계(OS)와 연동하는 태블릿 PC를 출시했다. 이 태블릿을 활용하면 승객은 음악을 비롯한 차량 내 기능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
이는 현지 사정에 최적화된 서비스다. 인도는 미국 등 여타 국가에 비해 승차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올라는 지금까지 6000만분이 넘는 주행 시간을 기록했다. 승객이 차에 머무르는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얘기다. 결제 편의를 위해 애플페이와도 제휴했다. 향후 이 태블릿에서 더 넓은 앱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른 회사와도 협업할 계획이다.
올라 대변인은 “차량 호출 업계에 탑승부터 승차, 하차까지 아우르는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면서 “우리는 어떻게 승차 경험 자체를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프트(Lyft)는 지난달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앰프`라고 불리는 블루투스 기기를 도입했다. 리프트 차량에 장착된 앰프는 승객별로 다른 맞춤형 신호를 띄운다. 승객이 더 빠르고 쉽게 호출 차량을 찾을 수 있다.
앰프에 탑재된 SW는 리프트가 자체 개발했지만 HW 제작은 외부에 맡겼다. 협력사가 제작한 앰프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미국 내 리프트 드라이버에 제공된다.
막대한 비용에 비해 승차 경험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하지만 승객이 운전자를 만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 동안 리프트가 표방해 온 `친절한 차량 호출 서비스` 컨셉트에 걸맞다.
올라와 리프트는 선도 기업인 우버와 경쟁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 올라는 리프트와 마찬가지로 태블릿 HW를 외주 조달한다. 이 고가의 HW를 차량에 설치하는 데도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관건은 승객 확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경쟁사 승객을 빼앗아오지 않으면 비용 감당이 어렵다. 승객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 광고 모델이 도입될 수 있다. 아직은 어떤 회사도 자사 차량이나 장치에 광고 노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