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글로벌 전자업체의 자동차 전장업체 인수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일본 파나소닉이 유럽 전장 업체를 인수하고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부품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소닉이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라이트 전문업체 ZKW그룹을 인수하기로 하고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최대 1000억엔(약 1조290억원) 규모이며 이달 중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ZKW는 자동차용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 업체다. 미국과 중국, 인도에 생산단지와 연구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1938년 설립된 이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은 약 9억유로에 달할 전망이다. 직원 수는 7500명에 이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자동운전 시대에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진행 방향을 예측해 비추는 방향을 바꾸거나 밝기를 조정하는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자동차용 라이트 시장은 일본 고이토 제작소와 프랑스 발레오그룹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ZKW 시장 점유율은 5% 정도다. 파나소닉은 센서 등에 풍부한 노하우를 갖춘 만큼 이번 인수로 두 회사가 제휴해 새로운 조명을 개발, 선두권 추격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그동안 전장사업은 내비게이션과 차량용 축전지가 주력이었다. 2019년 자동차 사업으로 2조엔 매출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스페인 자동차 부품업체 휘코사인터내셔널의 지분 49%를 사들여 전자미러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세계 정보기술(IT) 및 전자업체들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새 자동차시대 개막을 대비해 관련 부품사업 진출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자동차 오디오 전문업체 하만인터내셔널을 80억달러에 인수했다. 독일 지멘스는 발레오그룹과 전기자동차 구동계 부품을 생산하는 합작기업을 설립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