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장시장으로 보폭 넓히는 전자·IT 기업

Photo Image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오토

자동차부품의 전장화가 가속되면서 전자와 정보기술(IT)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글로벌 전자·IT 공룡 기업들의 전장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인텔,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전장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장 사업 담당 사업부를 꾸리고 전장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던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도 강점인 카메라 센서 등을 앞세워 전장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전자·IT 기업들은 기존의 자동차부품 업체에 비해 자동차 산업 이해도는 떨어진다. 그러나 소프트웨어(SW) 기술은 절대 우위에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센서 기술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탄탄한 자금력도 갖췄다. 전자·IT 업체들은 부족한 부분을 인수합병(M&A) 등 빠르게 보충하는 방식으로 전장 시장에 접근한다.

Photo Image

대표 사례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위해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우리나라 M&A 사상 최대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이유는 하만이 지닌 장점을 이용하면 전장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어서다.

하만은 BMW, 아우디, GM, 포드, 토요타, 현대차 등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것은 단순히 자동차부품 기술과 제품을 인수한 것을 넘어 고객 기반까지 일거에 얻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3분기 이후 곧바로 글로벌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1차 협력사(Tier 1)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M&A로 전장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전 세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10월 퀄컴은 자동차용 반도체 1위 기업인 NXP반도체를 무려 390억달러(45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인텔은 BMW, 모빌아이와 함께 오는 2021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엔비디아는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차용 플랫폼 `드라이브 PX2`를 테슬라에 공급할 정도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Photo Image
애플 카플레이

하드웨어(HW) 부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SW) 경쟁도 치열하다. 구글, 애플, MS는 차량용 운용체계(OS) 시장을 잡기 위해 경쟁한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MS `윈도 인더카` 등 각자 OS를 내놓고 자동차 업체와 협력을 통해 세력을 키우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