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홍콩에서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무대. 가수 이적이 `걱정 말아요 그대` 노래를 부르자 조그만 원형무대는 갑자기 광활한 우주로 변한다. 시청자에게 별똥별이 떨어지는 고요한 우주에 이적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무대에는 별 하나 보이지 않는다. 무대에 증강현실(AR)기술이 접목된 결과다.
CJ E&M은 MAMA에 국내 최초로 생방송 무대에 AR 무대 기술을 선보였다고 4일 밝혔다. AR는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원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그래픽 기법이다.
CJ E&M은 10여분 공연무대를 위해 1년간 준비했다. 한국, 스페인, 홍콩 IT기업으로 구성된 AR 컨소시엄도 만들었다. 공연을 앞두고 수개월 전부터 CJ E&M은 일산 스튜디오에 AR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무대 시연을 거쳤다. CJ E&M 관계자는 “국내 최초 생방송 음악무대에 AR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라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가수가 CJ E&M에 원하는 추상적 무대 콘셉트를 설명하면 테크앤 아트 본부에서 시연 가능성을 판단했다. CJ E&M은 사전 무대 테스트 시연 이후 컨소시엄과 논의했다. 홍콩기업인 DPS가 현실세계의 입체 정보를 촬영, 컴퓨터에 똑같은 3D 공간을 만들었다.
3D 입체정보에 닷밀이 제작한 3D 콘텐츠를 적용했다. 유윈은 3D 콘텐츠를 실제 촬영하는 카메라 영상과 결합했다. AR 무대가 완성된 과정이다. 스페인 브레인스톰은 기술 자문을 했다.
MAMA에는 AR뿐만 아니라 다양한 IT가 적용됐다. 테마파크 어트랙션 기술을 도입한 3D 무빙스테이지, 360도 홀로그램, 디지털 비(雨)가 내리는 무한 디지털 공간 등을 선보였다.
CJ E&M은 지속적으로 음악에 IT를 접목했다. 지난해 MAMA에서는 생방송 최초로 드론 군집 비행과 로봇암 기술을 무대에 적용했다. 이밖에도 홀로그램, 가상현실(VR) 등을 적용했다.
이흥원 CJ E&M 테크 앤드 아트 본부장은 “1년 전부터 준비한 AR 기술을 2016 MAMA를 통해 첫 선을 보이게 됐다”며 “국내 IT 중소기업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신기술을 음악에 접목해 기존 무대 예술을 한계를 뛰어넘어 시청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R 무대기술 컨소시엄>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