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코더 방식 도입 결정…모듈업계 특수 기대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폰 `갤럭시S8(가칭)` 전면부 카메라에 자동초점(AF) 기능을 도입한다. 이른바 `셀피(셀카) 사진`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화소·화질에 이은 새로운 카메라 기술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면 카메라모듈 업계는 고품질 AF 제품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전면 카메라에 엔코더 방식의 AF 액추에이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AF 액추에이터는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구동 부품이다. 렌즈 위치를 조정, 자동으로 초점을 맞춘다. AF 액추에이터를 탑재한 카메라는 피사체 거리에 따른 최적 초점 거리를 찾는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주로 고정 초점형 전면 카메라를 채택했다. 카메라모듈 소형·저가화와 간편 촬영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셀피 대중화로 고객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신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생겼다. 갤럭시S8 전면 카메라는 AF를 도입, 멀리 있는 피사체 촬영에도 대응하도록 개선했다.
다양한 거리의 피사체를 더욱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카메라 기술 경쟁과 다른 측면이다. 전면 카메라는 지금까지 화소 중심으로 품질을 차별화해 왔다. 화소 크기를 조정하거나 화소 수를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트렌드를 볼 때 셀피 촬영이 점점 확산되고 있고, 그에 따라 고급화 수요도 높아졌다”면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차별화 전략으로 전면부 액추에이터를 채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액추에이터 자체의 기술 방식도 바뀐다. 갤럭시S8 전면 카메라 액추에이터는 기존의 후면 카메라에 주로 장착되던 보이스코일모터(VCM)가 아닌 엔코더 방식이다. VCM은 코일이 렌즈 중간에 들어가는 반면에 엔코더는 측면에 위치한다. 카메라모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전면 액추에이터에 엔코더를 채택한 것은 슬림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면 카메라는 스마트폰 디자인 상 매끈하게 보여야 한다. 이른바 `카톡튀`가 허용되지 않는 부품이다. 카메라모듈 두께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후방산업계의 수혜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를 그룹 계열사(삼성전기)에 맡기거나 자체 생산했다. 반면에 전면 카메라 대부분은 외부 협력사에 맡겼다. 갤럭시S8 전면 카메라 역시 협력사 생산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술이 도입되면 이들 협력사는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모듈 구성품이 늘기 때문이다. 카메라모듈은 렌즈, 액추에이터, 이미지 센서, 패키지 등을 결합해 만든 덩어리 부품이다. 액추에이터와 카메라모듈을 모두 생산하는 기업, 액추에이터만 생산하는 기업 모두 먹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나오지 않은 신제품에 대한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