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 전용 전국망 로라(LoRa)가 국경을 넘어 `세계망`으로 진화한다.
로라 로밍 표준화가 내년 초에 완료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로라 기반의 IoT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로라와 경쟁 관계인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과 IoT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표준화 단체 로라얼라이언스는 내년 1월 영국 총회에서 로라 로밍 표준화를 완료한다. 스마트폰 로밍처럼 IoT에서도 로밍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표준화 이후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는 한두 달 안에 완료된다. 로밍이 시작되면 외국에 있는 사물의 원격 제어나 위치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해외여행이나 출장 시 귀중품에 위치 추적 센서를 부착, 경유지와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고가품 해외 반출 여부를 확인하는 등 안전과 편리함을 더한 응용 서비스 출시가 기대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7일 “IoT는 해외로 나갔을 때 활용 가치가 더 커진다”면서 “국제 물류에 쓰이는 컨테이너의 이동 현황과 상태 관리를 비롯해 로밍을 활용한 응용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로라는 27개국에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17개국이 전국망 구축을 선언했다. 150개 주요 도시에서 상용망을 운영한다. 지난 10월 기준 49개국 400여 회원사가 로라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표준화 이후 로밍 가능 지역이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한-EU IoT 협력 회의`에서 양 지역 간 로라 네트워크 로밍 시스템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10월엔 국내에서 열린 로라얼라이언스 총회에서 글로벌 로밍 표준을 제안, 로라 표준화를 주도했다.
IoT 로밍을 이용한 응용 서비스는 NB-IoT 진영이 강점으로 주장했다. NB-IoT가 면허 대역인 롱텀에벌루션(LTE)을 쓰기 때문에 별도의 표준화가 필요 없고, 세계 LTE 이용자 10억명 대상의 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로라 진영이 조기 표준화를 완료하면서 로밍에서 만큼은 경쟁 우위를 점치기 어려워졌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NB-IoT 근간인 LTE는 국가별 주파수가 다르고 기술 방식도 가드 밴드를 쓰는지 인밴드를 쓰는지에 따라 사업자 간에 협의할 사항이 많다”면서 “800~900㎒ 비면허 대역을 쓰는 로라는 국가별로 주파수가 거의 동일, 로밍 측면에서는 로라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로밍 표준화로 로라 진영과 NB-IoT 진영,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간 IoT 주도권 경쟁도 확전이 예상된다.
KT는 내년 6월까지 NB-IoT 전국망 구축 계획을 밝혔다. LG유플러스와 망 공유가 아니라 자체 기지국 업그레이드 방식을 택했다. 비용이 들더라도 경쟁사와 망 공유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 역시 기존의 기지국 업그레이드로 NB-IoT 전국망을 구축한다. 기지국 노후화로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면 화웨이가 개발한 NB-IoT 전용 기지국을 사용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