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아이앤티가 해외 금맥 캐기에 나선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우선 공략 대상이다. 지난달 11일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발판으로 수출에 공격적이다. 해외사업 강화는 대외신인도 제고와 전문인력 선점을 위한 포석이다.
수산아이앤티는 우선 베트남 3위 이동통신사업자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12월 가입자 2500만명을 보유한 베트남 3위 통신사업자에 스마트폰 유해사이트 접속 방지 시스템을 공급했다.
수출전략은 국내 성공모델을 해외에 전파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에 독점 공급권을 따낸 공유단말 접속관리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초고속인터넷 공유기 한 대에 여러 단말기가 연결돼도 안정적으로 트래픽을 유지하는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공유기 하나에 많은 단말기가 달릴수록 트래픽이 올라가 인터넷 품질이 떨어진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 서비스다.
초고속인터넷 공유기와 연결된 단말기 숫자도 식별할 수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가 단말기 대수만큼 정확한 요금을 부과하는 데 도움을 준다. 회사 전체 매출 중 70%가 여기서 나온다.
이승석 수산아이앤티 대표는 “특허기술로 서비스를 구현해 경쟁자조차 없는 안정적인 수입원”이라며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초고속인터넷 1세대 네트워크 전문가다. 2011년 수산아이앤티 수장을 맡은 전문경영인이다. SK브로드밴드에서 네트워크 부문장을 지냈다. 1997년에 세워진 SK브로드밴드 전신 하나로통신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직접 도입하기도 했다. 그는 네트워크 분야 경험을 보안에 접목시켜 신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회사 분위기도 신사업 아이디어를 찾는 데 맞췄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연장선에서 특허 보상 제도도 도입했다. 직원들이 특허를 출원하거나 등록하면 회사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수산아이앤티는 보안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꼽았다. 이미 신제품도 내놨다. 모바일 이메일 보안 솔루션 미가드(ME.Guard)를 최근 출시했다. 모바일 단말기에서 회사 업무를 하다 정보가 유출되는 경우를 막는 서비스다. 본문과 첨부파일에 숨겨진 악성코드를 검출, 차단할 수 있다. 내용 보안을 위한 화면 캡처 방지 기능도 지원한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는 아직 모바일 이메일 보안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며 “미가드를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보안시장 규모는 2012년 433억원에서 2013년 509억원, 2014년 586억원, 2015년 662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유해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 `T청소년안심서비스` 요금제에 가입하면 혜택을 볼 수 있다. 회사 컴퓨터로 비업무용 사이트를 볼 수 없도록 제한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산아이앤티는 700만개가 넘는 유해사이트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 중이다. DB에 있는 유해사이트를 원천 봉쇄하는 기술을 갖췄다.
이 대표는 “현재 해외시장 공략과 모바일 보안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네트워크 보안에 특화된 수산아이앤티 기술력이 빛을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산아이앤티는 1998년 창업했다. 국내 최초 개인용 유해정보 차단 소프트웨어 `수호천사`로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2월 플러스기술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