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마존이 전자책2.0 시대 유통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타파스미디어는 모바일로 출판 콘텐츠를 마음껏 즐기는 전자책3.0 시대에서 아마존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말이다. 전자책2.0이 별도 단말기에 국한됐다면, 전자책3.0은 스마트폰 중심의 보편화한 전자책 시장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한국 웹소설과 웹툰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태터앤컴퍼니(TNC)를 공동 창업해 2008년 구글에 매각했다. 구글이 인수한 첫 번째 국내기업이다.
구글에서 3년 반 동안 일했던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창업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였다. 김 대표는 2012년 북미에 타파스미디어를 설립, 한국식 웹툰 세계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블로그미디어를 만들어 구글에 매각한 만큼 콘텐츠 사업에 아이디어가 많았던 그로서는 자연스러운 창업이었다.
이후 2013년 `타파스틱`이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통해 기존 `디씨(DC)`나 마블로만 대표되던 북미 출판만화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타파스틱은 `타파스`로 이름을 바꾸고, 웹소설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인기있는 한국 웹소설뿐만 아니라 `마션` 등으로 유명한 SF소설가 앤디 위어 등 북미 작가 작품도 소개하고 있다. 누적 참여 작가 2만명, 누적 조회수 13억뷰 이상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웹툰, 웹소설 콘텐츠와 모바일 비즈니스모델에서 성공 가능성을 찾았다.
“한국시장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웹소설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북미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그는 “한국에 스낵컬처인 웹드라마, 웹툰, 웹소설이 유통되고 비즈니스모델이 붙은 것을 보고 아직 미국에는 없다고 생각해 창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한국드라마·영화보다 `케이스토리(K-story)`라는 이야기 형태로 해외 진출하는 것이 더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나리오에 가깝기 때문에 현지 독자들이 오히려 받아들이기 쉽고, 향후 영화나 드라마로 다시 창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콘텐츠 모바일 유료화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었다. 올해 4월 모바일 유료화를 도입한 이후 6개월 간 월 평균 매출이 30%씩 증가했다. 일부 작품은 월 1000만원 이상 매출도 나왔다.
한국 웹툰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그는 진단했다. 한국에 웹툰 플랫폼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네이버, 다음 등 시장지배적 포털을 이기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을 향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해외시장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스타트업으로서 쉽지 않은 지난 4년여의 도전이었지만, 그는 차근차근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