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12년 만에 손본다…한·미 통상장관 "FTA는 동반성장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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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부 장관이 `한-칠레 FTA 개선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2004년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가 교역 환경 변화에 맞춰 12년 만에 개선된다. 또 우리나라와 미국 통상장관은 한·미 FTA가 양국 상호 호혜적 발전에 유용한 플랫폼으로 작용했다는 점에 공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APEC 각료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부 장관과 `한·칠레 FTA 개선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한·칠레 FTA는 2004년 발효 이래 양국간 무역 규모가 2003년 15억8000만달러(약 1조8600억원)에서 지난해 61억5000만달러(약 7조2400억원)로 4배가량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 남미 시장 개척과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발효 후 10년 이상 경과했고 칠레가 2006년 중국, 2007년 일본 등과 잇달아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나라의 시장 선점 효과가 상쇄됐다. 또 대외 경쟁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 기업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비스, 투자, 원산지 등도 최신 글로벌 규범을 반영하지 못해 한·칠레 FTA 개선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는 개선 협상을 통해 칠레 측 양허제외 품목으로 분류됐던 냉장고, 세탁기 등 우리 제품 시장접근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일부 농산품은 우리 측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협상에 임한다. 여기에 경제·문화 등 협력 조항을 신설해 자원·에너지·문화콘텐츠 분야 협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번 개선 협상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지닌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투자 등 기업환경 개선과 에너지, 자원,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또 마이클 프로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양자회담을 갖고, 환경상품협정(EGA) 협상 등 양국 통상 관심사항을 논의했다. 양국은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인 발전과 안정적인 통상 현안 관리에 유용한 플랫폼으로 작동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주 장관은 스티븐 치오보 호주 통상·투자 장관과 `제2차 한·호주 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했다. 우리 측은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과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논의 진전을 관심 사안으로 강조했다. 호주 측은 우리나라 법률서비스 시장 조기 개방 등 서비스 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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