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량이 줄면서 세계 5위 지위가 위태로운 처지다. 판매량 회복이 만만치 않은 데다 경기상황과 규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불안하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5위권 수성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것은 물론, 이종 업체들과의 협력해 융합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3분기까지 판매 실적을 종합한 결과,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4위 GM과 간격은 전년 대비 벌어지고 6위 포드와 간격은 좁아졌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9월까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약 562만대다. 전년 동기대비 약 11만대 가량이 줄었다. 판매량 기준 세계 5위지만, 6위 포드와 격차가 좁혀졌다. 포드는 약 494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8만4000대 가량 늘어난 수치다.
4위와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지난해까지 판매량 4위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였으나, 미쓰비시자동차 인수에 따라 3위로 뛰었다. 3위였던 GM은 이 때문에 4위로 떨어졌으나,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GM은 지난 9월까지 전년 대비 2만6000대가 늘어난 718만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4위 GM과의 차이는 무려 156만대에 이른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는 폭스바겐그룹이 차지했다.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에 따라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후에도 차량 할인 판매 등을 동원해 세계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 올해 9월까지 약 765만대를 판매해, 약 753만대를 판매한 토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올해 판매량 감소는 자연재해·노조파업 등 일시적인 악재가 큰 원인이 됐지만, 신차 부족 등 현대기아차 근원적 경쟁력도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내년 이후 상황도 장담하기 어렵다. 여러 악재가 겹쳐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세계 완성차 시장의 지형 변화는 부담이다.
경쟁 업체들이 몸집을 불려나가면서 R&D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R&D 투자 비중이 늘고 제휴협력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미래 자동차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전동 파워트레인 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각종 커넥티드카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당장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1회 주행 거리가 300㎞가 넘는 자동차들의 경쟁이 시작된다. 자율주행 자동차도 보다 업그레이드돼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R&D 투자 확대와 다양한 오픈 협력 확대로 경쟁력을 확충하고 비즈니스모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즈니스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라며 “연구개발 확대와 함께 다양한 업계와 협력 모델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1~9월까지 자동차 판매량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