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과 전쟁을 시작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두터운 외투는 물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방한 장비(?)로 중무장한다. 집도 마찬가지다. 문풍지로 찬바람이 들어올 수 있는 틈은 모두 막는다. 창문에는 스티로폼이나 에어 캡을 붙인다. 난방비를 아끼면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밀폐된 환경에서는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습기는 적당한 습도를 제공해 건조하고 갑갑한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굳이 창문을 열고 찬바람을 쐬지 않아도 된다. 춥고 비가 적게 오는 겨울에 가습기 판매량이 증가하는 이유다. 가전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갑자기 한파가 몰아쳤을 때도 가습기 판매량이 치솟았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가습기 판매량은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9월을 시작으로 11월과 1월 사이에 정점을 찍는다. 한 해 가습기 판매량 60~75%가 이 시기에 몰린다.
가습기 형태는 통상 △초음파 △가열 △복합 △자연 방식으로 구분한다. 초음파식은 전통적으로 가장 판매량이 많다. 물을 작은 입자로 분해해 뿜어내는 형태다. 적은 소비전력으로도 충분한 분무량을 만든다. USB 단자로 전력을 공급하는 저렴한 제품도 많다. 하지만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세척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판매된 가습기 가운데 약 73.7%가 초음파식이다.
가열식은 물을 끓여 뜨거운 수증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살균 효과가 좋지만 화상 위험이 있고 분무량이 적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약 14.1%다.
자연식은 물에 적신 필터로 수분을 증발시키는 형태다. 가습량이 적고 가습 효과가 느리지만 넓은 공간에 적합하다. 복합식은 초음파식에 가열식 특징을 접목했다. 온도를 올려 살균한 후 초음파를 이용해 증기를 뿜는다. 살균 효과가 좋으며 분무량이 많다. 자연식과 복합식의 최근 1년간 점유율은 각각 6.3%, 5.9%다.
올해 초음파식 가습기 판매량이 줄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한다. 지난 9~10월에 판매한 초음파 가습기는 작년 동기 대비 5.1%가량 감소했다. 반면에 살균 효과가 좋은 가열식은 6.1% 늘었다. 지난 4월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살균과 세척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당시 원인불명 폐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가습기 살균제 유해 성분에 따른 질환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업계는 올해 가습기 성수기에 살균과 세척 기능에 관한 소비자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초음파식 가습기 제조업계는 최근 세척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간편하게 분해해 청소할 수 있는 간편 세척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별도 세척 방법을 안내하는 등 끊임 없는 노력을 기울인다. 제조사 미로는 IP68 등급 방진·방수 기능을 탑재한 것은 물론 팬과 모터 등 본체 전부를 씻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가습기 제조사별 판매 동향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활약이 눈에 띈다. 다나와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최근 1년(2015년 11월~2016년 10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일전기(12.3%) 이외에는 윤남텍과 어메이징그레이스, 신일산업 등이 10% 이내 점유율을 나눠 가졌다. 대기업은 가습기보다 에어워셔나 공기청정기 등에 무게 중심을 두는 눈치다.
최근에는 대우어플라이언스 DEH-C450, 윤남텍 YN-101, 한국웰포트 GV-500 등이 인기 순위 상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는 기능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워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다.
공동기획:다나와
최근 1년 가습기 방식별 점유율(2015년 11월~2016년 10월, 단위 %)
출처:다나와리서치
가습기 판매 성수기 방식별 점유율(2015·2016년 9~10월, 단위 %)
출처:다나와리서치
최근 1년 가습기 제조사별 점유율(2015년 11월~2016년 10월, 단위 %)
출처: 다나와리서치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