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미 6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우리나라가 16번째로 맺은 FTA다. 이에 따라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경제통합기구(SIECA) 6개 회원국과 단일경제권으로 묶인다.
우리 쪽 자동차와 부품 수출이 확대되고 중미에서 수입되는 커피, 원당, 바나나 등 관심 품목 관세는 즉시 또는 단계별로 철폐된다.
우리나라는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북미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차원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한·중미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을 목표로 후속 절차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수도인 마나과에서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6개국 통상장관과 `한·중미 FTA` 협상이 타결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관련기사 6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5개국은 모든 협정의 24개 챕터에 합의했다. 과테말라와는 시장 접근, 원산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타결됐다.
중미 6개국이 동시에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하기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미 시장 선점과 동시에 현지 진출 때 일본,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무엇보다 칠레, 페루, 콜롬비아에 이어 중미 6개국과 FTA를 타결함으로써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상품 시장 개방은 중미 각국이 전체 품목 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별로 관세 철폐를 약속함으로써 앞으로 중미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중미 측은 자동차·철강·합성수지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편직물, 섬유사), 자동차 부품(기어박스, 클러치, 서스펜션 등) 등 우리 중소기업의 품목도 대폭 개방했다.
우리측은 커피, 원당(설탕), 열대과일(바나나, 파인애플 등) 등 중미 지역의 수출 품목에 대해 콜롬비아와 페루 FTA 수준으로 개방했다. 민감 농산물인 쌀은 협정에서 제외됐으며, 고추·마늘·양파 등은 양허 대상에서 빠졌다. 쇠고기·돼지고기·냉동새우 등 일부 품목은 관세를 장기 철폐, 우리나라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 밖에 서비스 시장 개방과 투자 보호, 정부 조달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제거 등 무역 규범 강화, 한류 확산 등 부수 효과도 기대된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의 반자유무역 정서에도 한국과 중미 6개국이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체결,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중미 국가들과의 FTA 체결로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중미 수출 및 투자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뒀다.
한·중미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을 목표로 기술 협의, 법률 검토, 가서명, 협정문 공개, 국내 의견 수렴 등 후속 절차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과테말라는 추후 협의를 통해 참여>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