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화학분야 진출로 정제능력 확대라는 숙원을 풀었다. 정유부터 석유화학 아로마틱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현대케미칼이 혼합자일렌(MX)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대4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설립 당시 우리나라 정유와 석유화학 회사 간 첫 합작사업으로 관심을 모았으며 MX공장 건립에 총 1조2000억원이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가 1996년 하루 20만배럴 규모 정제시설을 준공한 이래 최대 규모 생산 확충이다. 현대오일뱅크 원유정제능력은 종전 하루 39만배럴에서 52만배럴로 늘어나 규모면에서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단일 정유공장 기준 세계 순위도 22위에서 11위로 수직 상승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6만㎡ 부지에 들어선 현대케미칼 MX공장은 하루 13만배럴 콘덴세이트를 정제한다. MX와 경질납사를 각각 연간 120만톤, 100만톤씩,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하루 5만배럴 생산한다. MX는 폴리에스터 섬유나 PET, 휘발유 첨가제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원료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로써 원유에서 MX, BTX(벤젠, 톨루엔, 파라자일렌)까지 이어지는 석유화학 아로마틱 사업 밸류체인을 모두 갖췄다.
MX는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에 공급한다.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은 그 동안 MX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중국 등 신흥국 석유화학 공장 증설로 최근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현대케미칼로부터 안정적으로 MX를 공급 받게 된 양사는 원료 조달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또 경질납사는 전량 롯데케미칼에 공급한다.
현대케미칼이 생산하는 석유제품은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 제품이 대부분이다. 일반정제시설에서는 원유보다 가격이 낮은 중질제품이 40% 정도 생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오일뱅크 정유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 롯데케미칼도 석유화학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전기를 마련했다.
현대케미칼은 MX와 경질납사 자체 생산을 통해 연간 1조원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은 전량 수출할 계획이며 연간 1조5000억원가량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강명섭 현대케미칼 대표는 “한국 대표 정유사와 석유화학사의 첫 합작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 “안정가동으로 MX 수급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