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이동통신사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중고폰 판매를 시작했다.
KT는 중고폰은 물론, 단종된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실속폰`을 판매하는 중고폰 전문 1호 매장을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폰·실속폰 특화직영점`을 슬로건으로 내건 화곡직영점을 시작으로 KT는 중고폰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강서구 1호 매장에선 2012년 출시된 아이폰5(출고가 81만원) A급 중고폰을 8만8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와 함께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 그랜드맥스 등도 구비했다.
중고폰과 실속폰 진열대가 별도로 마련됐다.
판매하는 중고폰은 KT링커스가 수거한 중고 단말기 `그린폰`을 손질해 직영점 관리를 전담하는 KT M&S가 유통하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개별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중고폰을 유통했을 때 품질 문제가 불거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판매를 결정했다”며 “시범운영 중인 화곡직영점 상황을 보고 향후 중고폰 판매 활성화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중고폰을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고객 대상으로 중고폰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SK그룹 중고폰 판매는 SK텔레콤이 아닌 비영리재단 `행복한 에코폰`이 담당한다. `행복한 에코폰` 홈페이지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중고폰 유통은 SK㈜ C&C가 담당한다.
KT의 중고폰 판매는 중고폰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고 단말기 재활용을 촉진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통신사가 중고폰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고폰 판매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유통장악력을 내세워 중고폰을 판매하면 중소 판매업체 입지를 줄일 수 있다”며 “신규폰 판매에 집중해야 할 통신사가 중고폰 사업에 치중하면 자기잠식도 일어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T의 중고폰 판매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법률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통신사가 중고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문제 삼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