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손잡고 콘텐츠 분야에 500억원을 투자한다. 창작자, 서비스, 콘텐츠 관련 신기술 등에 종합 투자해 네이버 플랫폼 활용과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도 병행한다.
네이버는 14일 서울 디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500억원 규모 콘텐츠 투자 펀드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400억원, 소프트뱅크벤처스가 45억원, 한국벤처투자가 5억원을 투자한다. 50억원은 해외 기관에서 연내 출자한다. 이달 말 조합을 결성한 뒤 12월부터 투자에 나선다. 국내 1인 창작자, 미디어 콘텐츠 초기 기업, 가상현실(VR)·인공지능(AI) 등 콘텐츠 가치를 높이는 기술기업이 대상이다. 당장 AI를 활용해 음성변조 기업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는 “개인 창작자, 서비스 플랫폼, MCN, AI 등을 활용한 미디어테크 기업 등 콘텐츠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하는 초기 기업을 발굴할 것”이라며 “이전에 존재하던 얼굴 변조 기술이 스노우와 만나 서비스가 활성화된 것처럼 콘텐츠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주는 기업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웹툰` `스노우` `TV캐스트` `브이 라이브` 등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과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투자자문위원으로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 대표, 김창욱 스노우 대표가 참여한다. 김준구 대표는 “창작자나 콘텐츠 관련 기술 기업과 대표적 시너지는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라면서 “잘 될 경우 인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 대표는 “특정 분야를 한정하기보다 다양한 영역을 두루 보고 투자한다”면서 “스노우와 웹툰 등 네이버 플랫폼에서 성장 기회를 주고 투자받은 곳끼리 상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도 돕는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기존에 투자한 세계 1300여개 기업을 활용한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 방향, 글로벌 전략 등을 함께 고민한다. 이 이사는 “글로벌 진출은 잘 맞는 해외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이 좋은 파트너를 소개받아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해 네이버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한다. 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등 플랫폼이 성장을 위해 콘텐츠 생산 단계까지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스타나 유명인에 의존하는 전통적 생산 방식에서 개인 생산 콘텐츠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한다.
김준구 대표는 “플랫폼 경쟁보다 확보한 콘텐츠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지만 네이버 브랜드 파워가 해외에서 크지 않아 글로벌 기업과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콘텐츠 확보 시점을 당겨 웹툰을 아시아 콘텐츠 기지로서 위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욱 대표는 “스노우 웹툰 등 플랫폼은 차별화된 콘텐츠와 관련 기술을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서 “투자로 플랫폼 도약을 위한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