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체온측정 기능 등 탑재…위급할 땐 119 연락도
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한다. 이른바 탑승자 건강까지 챙기는 `웰니스 프로젝트`다. 자동차가 탑승자의 맥박과 체온을 측정하고, 위급한 순간에는 구급차에 연락해 응급 처치도 할 수 있게 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차량에서 건강관리 기능을 탑재한 `웰니스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지시한 프로젝트다. 양산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R&D) 단계에 접어들었다.
프로젝트는 내년 말 제네시스 차량에 여러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모비스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대 등 3~4개 대학도 참여한다. 프로젝트는 정 회장이 웰니스가 자동차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의 하나로 주목하면서 출발했다. 제네시스가 고급차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를 통해 고객 삶의 질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프로젝트는 자동차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카 투 라이프` 시대를 대비한 중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건강(Fintness)의 합성어다. 신체·정신·사회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사회 지위를 상징하는 고급 럭셔리 세단에 정숙하고 편안함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탑승자 건강까지 관리하는 기능을 넣는 등 고객 효용을 극대화한다.
제네시스는 우선 쇼퍼-드리븐 차량(별도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에 기능을 탑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탑승자가 뒷좌석에 앉으면 차량에 장착된 센서가 탑승자 맥박을 재고, 스마트워치와도 연결돼 건강 정보를 분석해 알려준다. 위급한 순간에 주변 병원이나 119로 자동 연락을 취하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제네시스는 첫 모델인 EQ900에 탑승자의 건강을 생각한 시트를 장착하기도 했다. `모던 에르고 시트`는 승객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세심한 설계로 독일척추건강협회(AGR) 공인을 받았다. 서울대 의대와의 산·학 합동 연구를 통해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스템은 운전자가 키·몸무게 등 신체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최적의 운전 자세에 맞춰 위치시켜 준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사람의 생활이나 건강과 밀접한 기능들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해외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도 자동차를 통해 고객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자동차 웰니스`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독일에서는 아우디가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한 단체에 가입하고 웰니스 브랜드 `아우디 핏 드라이버`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이제 제2 주거공간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면서 “진정한 카 투 라이프 구현을 위해 소비자의 최고 관심사인 건강을 챙기는 기술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