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벌자"...내년 LCD 시장, 신기술보다 `대량양산`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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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액정표시장치(LCD) 업계는 새로운 `기술 혁신`보다 폭증하는 시장 수요에 맞춘 `대량 양산`에 사업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LCD 공급이 빠듯해 상반기까지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패널 제조사가 판매량 확대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패널 제조사 대부분이 내년 LCD 사업에서 이렇다 할 혁신 기술 도입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LCD 평균거래가격(ASP)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시장 조건이 긍정적으로 형성됐고 수급이 내년 상반기까지 빠듯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새로운 공정 기술을 도입했으나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당시 노광 공정을 줄이고 화소 투과율을 높일 수 있는 블랙컬럼스페이스(BCS) 기술을 새롭게 적용했으나 안정적인 수율 확보에 실패했다. 새로운 기술을 거둬내고 기존 공정으로 다시 양산하기까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기판 유리 두께를 0.4T로 줄이는 시도도 내년 시장에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커브드 TV를 위해 0.4T 유리를 도입했다가 기판이 자주 깨지는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BOE가 0.4T 유리 도입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에 0.4T 두께 기판유리를 사용하는 것은 커브드 TV를 제작할 때 패널을 쉽게 구부려야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며 “커브드 TV가 아닌 이상 굳이 파손 위험이 있는 0.4T 유리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BCS 공정을 재정비해 내년에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아직 새로운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하반기부터 LCD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만큼 상반기 발생한 손실을 회복하기 바쁜 것도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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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내년 한 해 동안 빠듯한 LCD 공급 상황 때문에 패널 업계 전반적으로 기술 혁신보다 대량 양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다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하락 곡선을 그릴 전망이지만 연평균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BOE 10.5세대가 가동을 시작하므로 제한된 기간 동안 최대한 LCD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게 숙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처럼 중국의 추격을 받는 LCD 선두 기업은 수익성 극대화가 더 절실하다.

중국도 LCD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BOE가 중국 푸저우에 마련 중인 8.5세대 B10 라인은 내년 2월 시험 가동을 시작한다. 내년 2분기 대량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8.5세대에 처음 도전하는 중국 HKC도 내년 2분기 가동을 앞뒀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지금은 공장 가동률을 높여 LCD 수익성 향상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패널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격 부담을 느낀 TV 세트사가 제품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 구매가 감소해 패널이 공급 과잉으로 바뀌는 현상이 순환하는데 이 때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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