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인공지능(AI)·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제조사는 스마트폰에 탑재할 신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네모반듯한 스마트폰`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최첨단 기술로 패러다임을 깨는 차별화 시도가 이어진다. 중국 2세대 제조사의 거침없는 질주도 주목된다.
◇스마트폰, AI를 품다
AI 스마트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음성을 인식한 이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던 S보이스(삼성전자), 시리(애플)에서 진화된 형태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기술은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연동된다. AI와 커넥티드 기술의 만남이다. AI 스마트폰은 인터페이스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손으로 터치하는 스마트폰에서 대화하는 스마트폰으로 발전한다.
구글은 올해 픽셀폰으로 AI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선보이는 갤럭시S8부터 차별화한 AI 서비스를 접목한다. 지난달 미국 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스마트폰과 여러 디바이스를 연동하고 명령은 음성으로 내린다. 삼성전자는 AI가 디바이스의 인터페이스 부문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발표한 아이폰7 카메라에 AI 기술의 하나인 `머신러닝`을 적용했다. 촬영할수록 아웃포커스 기능이 향상된다. 지난 8월에는 AI와 머신러닝 솔루션 스타트업 `투리`를 인수,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리서치 기관 트랙티카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은 연간 매출이 올해 6억4370만달러에서 2025년 368억달러를 기록하며 10년 새 57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AI 기술에 군침을 삼키는 까닭이다. 급부상하는 시장인 만큼 제조사들의 AI 기술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절반으로 접히는 스마트폰이 뜬다
내년에 출시될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SW) 변화에서 가장 큰 부문이 AI라면 하드웨어(HW) 부문에서는 `폴더블`을 꼽을 수 있다. 자유자재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셈이다. 태블릿PC는 물론 노트북과 스마트폰 간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 접어서 휴대하면 되기 때문에 크기에 구애 받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프로젝트 벨리`라는 코드명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기술력은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배터리, 메인보드, 케이스 등도 함께 구부릴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안전에 방점을 두고 확실한 검증을 거친 뒤 폴더블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폴더블폰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접히는 부위(힌지) 손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숙제를 풀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 폴더블폰으로 변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애플은 탄소나노튜브(CNT) 구조물을 활용한 접는 폰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탄소나노튜브는 강철보다 100배 강한 고강도 초경량 소재면서 전도성이 구리보다 1000배 높다. 2017년은 아이폰 탄생 10주년이 되는 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10주년 기념 아이폰에 대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7S(가칭)가 애플 최초의 폴더블폰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중국에서도 폴더블폰이 화두다. 스마트폰 제조사 레노버는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월드2016에서 스마트폰을 구부려 시계처럼 팔목에 감을 수 있는 폴더블 제품을 공개했다. 레노버 관계자는 “당시 선보인 폴더블폰은 실제 구동이 되는 제품이었다”며 “출시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오포도 폴더블폰을 개발한다. 외신을 통해 공개된 사진은 태블릿PC처럼 화면이 큰 폴더블 제품이다. 전자상가 밀집 지역인 선전을 중심으로 `개발-양산-상용화`가 빠르게 전개된다는 이점을 활용, 폴더블폰 출시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트랙티카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22%에서 2017년 59.1%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커브드, 플랫은 매년 감소한다.
◇`오포·비보` 中 2세대 제조사의 질주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가 점유율 16.6%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점유율이 9.9% 성장했다. 비보는 점유율 16.2%를 기록, 2위에 올랐다. 2분기까지 줄곧 중국 시장 1위 자리를 지켜 온 화웨이는 3분기에 점유율 15%를 기록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내수 시장 최강자로 불리던 샤오미는 10.6%로 4위에 그쳤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1세대 제조사, 후발 주자인 오포와 비보는 2세대 제조사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오포와 비보의 내수 시장 탈환은 멀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조사들은 불과 몇 년 새 삼성전자,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할 만큼 성장세가 빠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와 비보는 각각 5.8%, 4.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3위 화웨이(9.0%)를 바짝 쫓고 있다. 오포와 비보가 중국 BBK그룹의 자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SA는 “오포는 중국에서 대중적인 브랜드로 아시아 신흥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면서 “비보도 역시 중국에서 경쟁사 점유율을 빼앗는 등 매섭게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