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자·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프리미엄`과 `친환경`이 떠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에서도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성패는 정체 속 성장 시장을 누가 선점하는지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와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내년 전자·자동차 업계에서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는 프리미엄 가전과 친환경차로 나타났다.
각계 분석을 종합하면 내년 전자와 자동차 업계는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시장은 역성장 가능성까지 나온다.
가전업계도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 업체 IHS는 세계 TV 시장이 2020년까지 역성장 추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에 따른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대 성장에 그치고 TV 시장은 역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팀장은 “세계 가전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 시장에서 초고화질(UHD)을 중심으로 TV 평균 화면 크기가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조사 업체의 예측도 비슷하다. IHS는 세계 TV 시장에서 올해 2분기 UHD TV가 매출액 기준 점유율 47.3%로 처음 풀HD(38.7%)를 역전하고, 3분기에는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분석했다. TV 시장이 프리미엄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차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기존보다 늘어난 전기자동차가 시장에 나오면서 대중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장점을 고루 갖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신차도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요 업체의 경영 전략도 프리미엄과 친환경차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3세대 퀀텀닷 TV를 선보이고 고급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셰프컬렉션` 라인업을 한층 강화한다. LG전자 역시 올레드 TV 사업을 UHD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프리미엄을 강화하고,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로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노린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아이오닉과 니로의 PHEV 버전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은 전체 시장과 관계 없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라면서 “중저가 시장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 때문에 메리트가 없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수익률이 좋아서 선도 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