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가 남성 불임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카바이러스가 불임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처음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미국 과학자들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서 고환 위축, 낮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보통보다 적은 정자 등 이상증세를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남성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전까지 지카바이러스는 임신한 여성에게 치명적이라고 알려졌다. 임신한 여성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태아에게 소두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돼서다.
새로운 연구결과는 지카바이러스가 남성 생식기능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제시했다.
과학자들은 지카에 감염된 쥐 고환이 3주 후 정상 크기보다 1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환 내부 구조는 완전히 파괴됐다. 성호르몬과 생식력 수준도 떨어졌다. 또 감염 6주 후에는 운동성이 있는 정자의 수가 10배 하락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도 유사하게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건강한 암컷 쥐가 감염된 수컷 쥐와 교미했을 때, 암컷은 건강한 수컷과 교미했을 때보다 임신 가능성이 4분의 1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클 다이아몬드 워싱턴대 박사는 “우리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같은 영향이 있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사람에게 같은 영향이 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