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정보통신 공사 분리발주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관련 업계는 생존 자체까지 위협받는다.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 25조에는 `건설 공사 등 다른 공사와 분리해 도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정보통신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공사 품질을 위한 조치다. 또 공공기관 통합발주는 대·중소기업 상생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환경부, 수원시,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 등 공공기관이 1000억원 이상 건설공사 입찰에서 정보통신 공사를 통합발주했다. 24일 발주된 부산통합청사 신축 사업(915억원), 올해 말 발주 예정인 대구정부통합 전산센터 신축 공사(2424억원),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복합편의시설 공사(1042억원) 등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법적으로 분리발주를 명시한 것은 전문공사 통합발주가 관련 업계의 생태계 붕괴뿐 아니라 공사 품질 하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문건설업계 전문가들은 통합 낙찰 후 벌어지는 하도급으로 인한 공사 품질 저하를 지적한다. 하도급에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며 실제 시공 업체에 지급되는 공사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업체들은 최고 40~50%까지 사업비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공공기관 나름대로 통합발주에 따른 예산 절감을 내세우지만, 이마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한국생산성본부 분석에 따르면 통합발주는 공사비용이 4.4% 늘어났지만, 분리발주는 0.2% 절감됐다.
공공기관들은 공사 성격상 분리발주 예외 대상에 속한다고 판단, 통합발주했고 관련 부처 심의도 거쳤다는 입장이다. 물론 법률상 특허공법 등 특수 기술이 적용된 터널, 댐, 교량 등 대형 공사와 비밀 공사, 긴급복구 공사 등 예외조항은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대부분 통합발주 관련 조항을 확대 해석한 관행과 편의의 산물로 본다.
실제 예산 절감도 어렵고 품질 보장도 안 된다면 굳이 관련 업계의 생태계까지 위협하며 통합발주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만 생겨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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