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시장가치를 갖고 있는 애플이 15년만에 연간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1위 수익 기업` 자리를 유지했다. 또 아이폰7 실적이 반영되는 2017 회계연도에는 실적이 다시 반등할 전망이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4분기(7월~9월, 애플 회계연도 기준)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9%, 19% 감소한 469억달러와 9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1.67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주당 1.65달러)보다 웃돌았다.
4분기를 포함한 2016 회계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 전체 매출은 2156억달러로 2001년 이후 15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6회기 1년간 팔린 아이폰은 2억1190만대로 2015회기보다 8.4% 감소했다.
4분기 부진한 실적은 애플 3대 품목인 아이폰·아이패드·맥PC 판매가 줄어든게 가장 큰 원인이다.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55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54만대(5.29%) 감소했다. 이에따라 이 기간 아이폰 관련 매출도 322억1000만달러에서 281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927만대로 전년 같은 기간(988만대)에 비해 6% 감소했다.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아이패드 매출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4분기 42억8000만달러였던 아이패드 매출은 올해는 42억6000만달러로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가 기종인 아이패드프로 판매가 늘어나 수량감소를 상쇄했다.
맥 판매량은 48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571만대에 비해 14.4% 감소했다.
매출이 늘어난 부문도 있다. 아이튠즈와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은 63억달러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서비스 부문은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 매출원으로 뛰어올랐다.
애플워치와 아이팟 뮤직플레이어 등 기타부문은 22% 감소하며 24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중남미에서 매출이 7% 줄었고 특히 중국에서 30% 급감했다. 2105년 아이폰6 판매 호조로 애플 실적을 견인했던 중국 시장은 1년만에 등을 돌렸다. 애플 연간 순이익은 457억달러로 미국 기업 가운데 순익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애플은 이번 분기(2017년 1분기)에는 아이폰7 판매호조로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 부문 개선과 아이폰7 선전으로 1분기 전망이 밝다”면서 “소비자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1분기는 북미 최대 쇼핑 시즌인데다 아이폰7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삼성 갤럭시노트7이 발화문제로 철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애플은 1분기 매출이 760억~7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750억달러에 비해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쿡 CEO는 삼성 갤노트7 문제가 아이폰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더 나은 경험을 위해 안드로이드에서 넘어오는 사용자가 많다”면서 “우리는 누구든 환영한다”고 우회적 답변을 내놨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