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업계 최초로 5G 모뎀칩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5G 이동통신 기술의 핵심인 밀리미터파(㎜ Wave) 주파수 대역과 빔포밍(Beam Forming)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퀄컴은 5G 통신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KT와 버라이즌에 이 칩을 우선 공급한다. 아직 5G 기술은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퀄컴은 경쟁사보다 빨리 시제품 공급과 테스트를 수행해 5G 표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퀄컴은 20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G 모뎀칩 X50과 전용 무선주파수(RF) 트랜시버, 전력관리칩을 공개했다. 5G 모뎀칩 공개는 퀄컴이 최초다. 이 제품은 롱텀에벌루션(LTE) 모뎀칩이 통합된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함께 구성된다. 샘플은 내년 하반기 나온다. 통신사는 해당 제품이 탑재된 단말기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5G 서비스 상용화에 맞춰 경쟁사보다 빨리 칩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퀄컴은 3G 시대부터 한발 빨리 시제품을 공개하고 필드 테스트를 수행해 표준을 주도하고 통신칩 시장을 장악해왔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5G 통신 시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 시기 퀄컴 X50 모뎀칩을 탑재한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피터 카슨 퀄컴 모뎀담당 수석 이사도 “X50 모뎀칩은 2018년 상반기 상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5G 핵심은 수십㎓ 고주파 대역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주파 대역을 업계에선 밀리미터파라고 부른다. 한국과 북미, 일본은 28㎓ 대역을 5G 통신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고주파 대역은 신호 도달 거리가 짧고 전파 손실률이 높다. 이 때문에 빔포밍 기술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빔포밍은 기지국에서 단말기의 안테나 하나하나에 신호를 쏘아 주는 기술이다. 5G 시대가 되면 안테나 기술과 인프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X50 모뎀칩은 28㎓ 고주파 대역을 지원한다. 최대 800㎒대역폭에서 5Gbps 다운로드 속도를 낸다. 현재 퀄컴이 상용화한 최신 LTE 모뎀 솔루션인 X16의 이론상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Gbps다. X50은 이보다 5배 속도가 빠른 것이다. X50 모뎀과 함께 붙는 SDR051 RF 트랜시버는 빔포밍 안테나와 연동된다.
라스무스 헬버그 퀄컴 수석 이사는 “다운로드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동하면서 원활하게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빔포밍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고, 만족할 만한 테스트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X50은 퀄컴의 기존 LTE 모뎀칩과도 호환된다. 당장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더라도 모든 지역을 커버하긴 힘들어 기존 LTE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 피터 카슨 수석 이사는 “퀄컴 LTE와 5G 솔루션은 3G와 LTE의 핸드오버와는 다른 개념인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며 “완전한 5G 시대가 오기까진 LTE와 5G가 상당 기간 공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G 모뎀 솔루션은 기존 LTE 모뎀과는 아키텍처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AP 내에 통합하는 작업은 시간이 좀더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원칩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