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이 온라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추진한 전통 유통 시장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기반으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이다.
기존에 축적한 오프라인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면 온라인에서도 쉽게 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큰 어려움이 뒤따른다.
“기업은 시대 흐름에 따라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변해야 합니다.”
참존은 지난 수십년간 국내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에서 흔들이지 않는 자리에 오른 기업이다. 하지만 김광석 참존 회장은 오프라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발 빠르게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참존은 지난 해 5월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몰 `디알프로그(DR. FROG)`를 론칭했다. 디알프로그는 그동안 중년 여성층 중심 브랜드로 인식된 참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층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성균관대 약대 졸업 후 피부 전문 약국 `피보약국`을 운영했다. 전문의처럼 약사도 특정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문서적을 탐독하며 독자 연구에 몰두했다.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 직후 피부병 `왜옴`이 유행할 당시 김 회장이 개발한 외용 연고제 `피보약`이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무허가 제약혐의로 보건당국에 적발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8억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아파트 한 채 가격이 5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다.
김 회장은 빚을 떠안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경기도 의왕에서 공장을 빌려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피부를 연구한 자료를 기반으로 개발한 화장품은 크게 성공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색조 화장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김 회장은 기초 화장품에 집중했다. 색조 화장품이 유행에 민감한 제품인 것은 물론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참존은 현재 김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3S전략을 펴고 있다.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라는 카피로 대표되는 샘플(Sample), 김 회장이 직접 월 5회 이상 개최하는 세미나(Seminar), 가장 뛰어난 제품을 지속 연구·생산해 공급하는 서비스(Service)다.
참존은 지난 7월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 메이크샵에서 기존 디알프로그를 개편해 재오픈했다. 한층 고객 친화적 사용자 환경(UI)을 적용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방문자가 직관적 쇼핑 정보를 기반으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데 힘을 쏟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고객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고객 덕에 현재의 참존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명품 화장품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