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갤럭시노트7 사태와 프린팅사업부 분할·매각 문제 마무리로 고심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단종 결정과 보상대책 발표, 협력사 보상까지 빠르게 진행하며 문제를 마무리해가고 있다. 문제는 내부 반발이 거센 프린팅사업부 분할이다. 순조로운 주총을 위해서라도 향후 일주일 안에 문제 수습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임시 주총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은 이재용 시대를 연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외 경제계 시선이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계획을 발표한 이후 갤럭시노트7 사태로 변수가 생겼다. 리콜 결정으로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재발화로 단종사태까지 가게 됐다.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소비자 보상대책을 발표하며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협력사 보상대책까지 선제적으로 내놓았다. 손실도 3분기에 모두 반영했고 주가 하락폭도 크지 않았다.
더 큰 변수는 다른 주총 안건인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이다. 당사자인 프린팅 사업부 직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까지 구성하며 분할과 매각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가 요구하는 부분은 고용보장과 위로금 액수 상향이다. 삼성전자와 HP가 전원 고용승계, 5년간 보장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이를 문서화해달라고 요구한다. 보다 확실한 고용안정 정책을 내놓으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위로금 액수도 입장차가 있다. 삼성전자는 평균 5000만원선을 제시했는데, 비대위는 기존에 TSST 매각 등과 비교할 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비대위는 사업장 외부에서 집회를 여는 등 강경한 자세다.
양측 입장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비대위가 요구하는 위로금 액수가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P와 체결한 문서에 5년 보장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비대위는 정년 보장까지 요구한다”면서 “위로금 액수도 양측 차이가 너무 커서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외부적으로는 오히려 문제가 없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프린팅사업부 매각에 찬성 의견을 내놓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은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올라서는 만큼 삼성전자에게 의미 있는 자리”라며 “논란이 없도록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내부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 이 부회장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선임 당사자가 주주총회장에 온 경우가 없었다”면서 “이번에도 전례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나서는 것은 등기이사 선임 후 이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