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혹은 머신러닝은 단어 뜻 그대로 학습법을 뜻한다.
다량의 데이터를 컴퓨터에 주입해 해당 데이터 의미를 해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딥러닝의 일반적 정의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기반 삼아 컴퓨터 같은 기계 덩어리에 사람과 같은 지능을 부여하는 것이 업계 공동 목표다.
딥러닝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된다. 차량 비전 시스템 등 전자장비에 딥러닝에 기초한 AI가 부여되면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의료 분야에도 적용된다. 사람보다 컴퓨터가 더 정확하게 종양 발생 여부를 판독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 학계 일반적 견해다. 천체 시뮬레이션, 기상예측, 유전체 연구 등 전통 과학계산 영역에도 딥러닝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상적인 IT에도 딥러닝이 적용될 수 있다.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는 음성, 물체인식과 번역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딥러닝 기술을 도입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영화시청 패턴을 분석하는데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인텔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딥러닝 혹은 머신러닝은 순차처리 방식의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비교했을 때 병렬처리에 특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효용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AI 영역에서 기존 CPU의 단점을 보완, 병렬처리 성능을 높인 전용 CPU를 내놓았다. `제온파이`가 주인공이다.
현재 출시돼 있는 2세대 제온 파이(코드명 나이츠 랜딩)는 칩 하나에 최대 72개 코어가 탑재된다. 연산 성능은 약 3테라플롭스(TFOLPS, 초당 1조번 연산)다. 제온파이를 활용한 딥러닝 분석 솔루션은 이전 세대 엔비디아의 GPU(맥스웰)와 비교해 과학 분야에서는 5배, 데이터 시각화는 5.2배 정도 높다. 현재 주력인 파스칼 아키텍처 GPU와 비교하면 동등 성능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는 추정한다.
제온 파이가 경쟁력을 갖는 건 효율성이다. 호스트 CPU를 내장해 메인 CPU를 별도로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 운용체계(OS)나 소프트웨어(SW) 개발 환경도 동일하기 때문에 개발자도 익숙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인텔이 이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이미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다이앤 브라이언트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수석부사장은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 2016 기조연설에서 “딥러닝에 활용되는 서버의 97%가 인텔 프로세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유율을 기반으로 삼으면 제온파이의 점유율을 원활하게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제온파이는 미국 기초과학연구기관인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오로라`에 채택이 예정돼 있다.
인텔은 보다 성능을 높인 신형 머신러닝 프로세서 제온 파이(코드명 나이츠 밀)를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 2016에서 공개했다. 나이츠 밀 세부 사양은 내년 공개될 예정이다. AI 분야 투자도 계속된다. 인텔은 지난 8월 미국 너바나시스템을 인수했다. 너바나는 퀄컴에서 인공지능 칩 개발 연구를 맡아왔던 내빈 라오가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너바나는 딥러닝을 고속화할 수 있는 전용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향후 인텔 프로세서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