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삼성전자 협력사도 후폭풍…디스플레이 등 노트7 부품 피해 불가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결정에 부품 공급 협력사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현재까지는 생산 일시 중단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제품 단종까지 이어질 경우 부품 공급을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사들은 극단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부터 협력사에 노트7에 들어갈 부품 생산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삼성 협력사 관계자는 “주말 삼성전자에서 긴급 연락, 생산 중지를 요청했다”면서 “재개 가능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고, 현재까지 자재와 부품 재고 현황을 파악해 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재고를 확인한 것은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생산 계획에 따라 준비해 놓은 부품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원활한 부품 생산을 위해 협력사에 스마트폰 생산 계획을 사전에 공유한다. 부품 협력사는 통상 1개월치를 재고로 만들어 둔다.

삼성전자가 생산을 재개할 경우 재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악의 경우다. 노트7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재고 보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여기에 제품 단종까지 사태가 번지게 되면 협력사 입장에서는 부품 공급 기회를 완전 상실하게 된다. 부품 회사들은 통상 신형 스마트폰 채택을 위해 1년 넘게 신규 부품을 연구개발(R&D)하고 양산을 준비하기 때문에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일단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안해했다.

범용 부품이 아닌 노트7 전용 부품 수급은 더욱 불투명해진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케이스 등이 대표 부품이다. 이들 부품은 삼성전자 외 스마트폰에는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부품 업계 관계자는 “노트7의 전면 카메라 경우 갤럭시S7과 동일해 삼성전자가 S7 생산량을 확대할 경우 충격이 완화될 수 있다”면서 “디스플레이나 PCB, 케이스 등 범용성이 없는 것은 용처가 마땅치 않아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며 앞으로의 사태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업체별로 온도차는 있지만 노트7 생산 중단은 후방 부품업계 전체에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노트7 생산 계획은 배터리 리콜 사태 때부터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노트7 생산 중단 대신 S7 시리즈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