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폰 `픽셀폰` 마케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대대적으로 TV광고를 집행하고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했다. 스마트폰 업계 맹주 삼성과 애플에 정식 도전장을 던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구글이 지난 4일 픽셀폰을 공개한 후 이틀동안 320만달러(35억7000만원)를 TV광고에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금액은 같은 기간 애플(245만달러)이나 삼성(140만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로이터는 밝혔다.
구글은 지난 4일 자체 디자인하고 개발한 스마트폰 픽셀 2종을 발표했다. 구글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제작하고 생산만 대만업체 HTC에 맡겼다. 명실상부한 첫 `구글폰`으로 프리미엄폰 시장을 두고 애플·삼성과 경쟁을 예고했다.
구글은 픽셀폰에 얼마나 많은 금액을 광고에 투입할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마리오 퀘이로즈 구글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매우 의미 있는 마케팅 캠페인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추수감사절 미식축구경기 TV중계에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미식축구 광고는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구글 픽셀폰 마케팅비는 수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픽셀폰 미국 독점 통신사인 버라이즌도 가세한다. 제프 디텔 버라이즌 디바이스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오는 20일 픽셀폰 오프라인 판매에 맞춰 TV, 디지털마케팅, 소셜미디어 등에 의미 있는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노트7이 발화문제로 통신사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구글 픽셀폰이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찰스 골빈 가트너 리서치 책임자는 “삼성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는 구글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픽셀폰 광고마케팅에 수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망도 확충한다. 구글은 오는 20일 뉴욕 스프링 스트리트 9번지에 직영매장 `메이드바이구글(Mad by Google)` 팝업스토어를 연다. 삼성이나 애플에 비해 하드웨어 유통망이 취약한 구글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구글은 이 매장에서 스마트폰 픽셀,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 가상현실(VR) 기기 `데이드림 뷰`, 무선 라우터 `구글 와이파이` 등 지난 4일 선보인 하드웨어 제품을 전시한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드웨어는 소비자 경험을 간과할 수 없어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살 수 있는 매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취약한 유통망만 제대로 갖춘다면 삼성·애플과 정면대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