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나노텍, 美 베스퍼와 손잡고 세계 최초 피에조 마이크 양산…음향 부품 혁신 주도

美 베스퍼와 손잡고 ‘압전식 멤스 마이크로폰’ 내년 양산

국내 기업이 세계 최초로 압전식(피에조일렉트릭) 멤스(MEMS) 마이크로폰을 양산한다. 멤스 마이크는 스마트폰과 헤드셋 등 소형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초소형 마이크다. 이를 피에조 방식으로 구현하면 방수·방진, 초박형·초소형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모바일 음향에서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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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예시

6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나노텍(대표 김철영)은 최근 미국 베스퍼와 합작사 `미래베스퍼` 설립에 합의했다. 베스퍼는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기업이다. 미래나노텍이 10억원, 베스퍼가 5억원을 출자해 이달 말까지 법인 설립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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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퍼 CI

신규 법인 지분 비율은 미래나노텍 66.7%, 베스퍼 33.3%로 합의했다. 미래베스퍼에는 미래나노텍이 2명, 베스퍼가 1명의 이사를 파견한다. 미래베스퍼 초대 대표이사에는 윤효성 미래나노텍 전무가 내정됐다.

미래베스퍼는 세계 최초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을 양산한다. 내년 1분기 양산 체계 구축이 목표다. 베스퍼가 보유한 핵심 기술에 미래나노텍 자본과 영업력, 제조 기술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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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예시

베스퍼는 멤스 다이와 칩(ASIC)을 제공하고 미래베스퍼가 마이크 완제품을 만든다. 미래베스퍼는 한국 기업과 이들의 출자 법인을 상대로 영업한다. 중국이 제외됐지만 모바일·전자기기 상위권 제조사가 한국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시장이다.

미래베스퍼가 양산할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은 음향 부품 시장에 일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퍼가 개발한 피에조 멤스 다이를 활용하면 기존의 정전용량식(Capacitive)보다 훨씬 얇은 마이크를 만들 수 있다. 5~10마이크로초(㎲) 이내로 응답 성능이 개선된다.

스마트폰 시장 화두로 떠오른 방수·방진에 유리하다. 진동판이 필요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진동판 대신 압전 물질을 사용한다. 방수·방진 소재로 감싸지 않아도 자체 방수·방진이 된다.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소모 전력, 생산 비용 절감에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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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용량식 멤스 마이크로폰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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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구조

피에조 멤스 마이크는 스마트폰 외에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음성인식이 주요 입력 수단으로 떠오른 사물인터넷(IoT) 기기 채택이 기대된다. 장거리 음원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주변 소음 제거 기능이 탁월하다. 언제든 사용자 음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올웨이즈온` 기능 구현에도 유리하다.

미래나노텍은 사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오랫동안 베스퍼와 물밑 협상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40억여원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합작사 설립은 피에조 멤스 마이크 사업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초 양산 체계 구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미래나노텍 관계자는 “피에조 멤스 마이크는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불가능한 기술로 여겨졌지만 베스퍼의 핵심 기술 공유로 상용화 기회가 열렸다”면서 “합작사 설립으로 세계 최초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피에조 멤스(MEMS) 마이크로폰=기존 멤스 마이크에서 사용하는 진동판(diaphragm)을 질화알루미늄 같은 압전(Piezoelectric) 물질로 대체한 마이크. 신호대잡음비(SNR), 스타트 타임, 응답성능 등 멤스 마이크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진동판이 없기 때문에 구조 단순화 효과도 있다. 멤스 마이크는 애플이 아이폰5에 처음 채택하며 주목받은 초소형 마이크. 기존의 콘덴서 마이크보다 소형화, 저전력화에 유리해 대부분 스마트폰에 채택되고 있다. 이 멤스 마이크로폰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이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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