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의료기업 머크가 약 12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협업센터를 구축했다. 급성장하는 한국 바이오시장을 겨냥해 선제적 고객 확보에 나선다.
송도는 머크를 포함해 존슨앤존슨, GE헬스케어, 올림푸스 등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이 연이어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거듭난다.
한국머크(대표 미하엘 그룬트)는 6일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에서 협업센터 `엠(M) 랩` 콜레보레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한국머크는 고객지원과 교육 업무를 담당한 판교 사이언스 테크놀로지센터를 확장해 송도에 엠 랩을 마련했다. 세계 9번째, 아시아에서는 6번째다. 송도 테크노파크 IT 센터 24층 전체를 사용하며, 10여명의 전문가가 상주한다. 센터 설립에 투입된 비용은 약 1000만유로(약 124억원)다.
주 기능은 교육, 데모구현, 장비 활용 등이다. 머크가 보유한 바이오 연구개발(R&D), 생산공정,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교육하고, 실제 경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기업이 솔루션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엠 랩 `비 GMP` 생산시설로 가져와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의약품 생산 시설에서 오류 해결을 시도하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한다.
머크가 세계 9번째 엠 랩을 한국에 구축한 것은 시장 역동성 때문이다.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산업은 연 평균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기록한다. 아시아에서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가 중 하나다.
화학제제 생산기업으로 잘 알려진 머크는 약 200억유로(약 24조원) 이상 투입해 생물과학 사업을 육성 중이다. 바이오·제약 R&D, 생산공정, 리스크 관리 전 영역에서 30만개 이상 솔루션을 보유했다. 이미 전체 매출 중 37%를 생물과학 산업에서 얻고 있다.
머크가 생명과학 분야에 진출한 60여개 국가 중 우리나라는 매출 3위다. 송도 역시 주 고객사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최근 세계적인 제약사 존슨앤존슨, 헬스케어 기업인 GE헬스케어, 올림푸스 등이 송도에 트레이닝 센터를 구축했거나 구축 예정이다.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주목받는 송도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이 송도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정책을 담당하는 지자체와 시장 수요를 이끄는 고객이 밀집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송도를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구축하기 위해 기업 유치, 지원방안을 모색 중이다. 바이오 제약 생산능력은 세계 도시 기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동아에스티 등 국내 대표 바이오제약사가 송도에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고객접점을 최소화해 신속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우딧 바트라 머크 생명과학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2년 전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방문했을 때, 실제 생산시설에 가지 않고도 가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환경이 인상 깊었다”면서 “이를 모태로 송도에 엠 랩을 구축해 여러 기업이 머크 솔루션을 가상 체험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바이오 산업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힐 정도로 투자도 활발하며 역동적”이라면서 “발전 초기단계부터 고객과 협업해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