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중국 전역 20곳, 총 100여 도시에서 5세대(5G) 통신 시험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3대 통신사 중 5G 분야에서 가장 앞선 발걸음이다.
4억5000만명이 넘는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한 차이나모바일은 매출과 가입자 면에서 세계 최대 무선네트워크 사업자다. 차이나모바일 외에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도 5G 시험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통신업체와 별개로 중국 당국(MITT)은 지난달초 5G 네트워크 핵심 무선 기술 시험을 정부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끝냈다.
중국이 그동안 한국, 미국, 유럽, 일본에 밀려온 3G 및 4G 시장과 달리 5G 시장에서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중국 통신사들의 5G 서비스 움직임에 대해 번스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 애널리스트 크리스 레인은 “보다 많은 사용자를 커버하기 위해 멀티플 안테나 시스템을 포함해 5G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며 “5G 시장 주도에 당국과 업체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홍콩 다이와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 마루바다는 “5G 표준 제정 작업이 2018년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019년부터 중국 통신사들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각국의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는 5G는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가 1초에 20기가비트(20Gbps)다. 이론적으로 4G보다 20배 정도 빠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른 반면 전송 지연(레이턴시) 시간은 4G의 10분의 1에 불과한 최대 1밀리세컨드(0.001초)다. 레이턴시는 앱을 클릭할 때 응답 받는 데이터 요구 시간을 말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5G 이동통신 표준화 로드맵을 마련한데 이어 2018년까지 표준 제정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중국 통신산업을 관할하는 산업및정보기술부(MIIT)에 따르면 13억명 중국 모바일폰 사용자 중 4G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이중 약 30%다. 4G 사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말 4G 사용자가 5억43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말 현재 4억6664명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빠른 편이다. 홍콩 소재 차이나 모바일 관계자는 “5G 연구 및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투자는 아주 작은 단위”라고 말했다.
중국 통신사 중 차이나모바일이 5G 투자에 가장 적극인 것은 4G에서 경쟁사인 차이나유니콤 및 차이나텔레콤보다 먼저 투자, 많은 이익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모바일 등의 투자에 힘입어 중국은 그동안 3G와 4G에서 다른 나라보다 밀렸지만 5G 분야에서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앞서 중국은 5G 기술 개발을 주도하기 위해 2010년 `IMT-2020` 추진 그룹을 결성한 바 있다. `IMT-2020`은 3세대 `IMT-2000`과 4세대 `IMT-어드밴스트`를 잇는 5세대 통신기술이다. 이 추진 그룹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등 3개 부처와 차이나모바일, ZTE 등 민간 기업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통신사업자 외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는 5G 서비스를 준비중인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 5G 레디 장비를 시험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맞춰 100개 도심외 지역에서 서비스를 계획중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때 5G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